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2단계’인 수사·기소권 완전분리 추진 속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법사위 업무보고에서 “대통령께서 올해부터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말씀을 하셨다”고 말한 이후 ‘속도조절론’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강경론과 신중론이 엇갈린다.
경찰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5명은 23일 여의도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 공청회’를 열었다. 검찰개혁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황 의원은 “검찰이 직접수사권을 갖는 한 검찰개혁은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며 “지금 하지 않으면 21대 국회에서 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의 속도 조절 주문 가능성에 “전해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속도전에 몰두하기보다는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수사·기소권 분리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원내 관계자는 “법안과 관련한 여러 의견이 아직 최종적으로 조정되지 않아 조금 더 숙려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법이 준비되는 대로 제출해서 통과시킨다는 일정은 그대로”라면서도 “정부 조직이 연결된 문제라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고, 조정 과정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개혁 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박범계 장관과 비공개 당정 회의를 하고 수사·기소 분리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위 관계자는 “박 장관도 ‘수사·기소 완전분리’ 방향엔 동의하지만, 장관으로서 1월 시행된 검·경 수사권 분리 안착이라는 과제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면서 “다만 당원으로서 당의 논의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