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가 지난해 항공기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객기 감소가 두드러졌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기존 169대에서 159대로 줄었다. 특히 여객기 수가 146대에서 136대로 감소했다. 반면 화물기는 23대로 유지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재 감소는 노후 항공기 리스 계약 만료에 따른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항공기 리스 계약이 만료되면 신규 기재를 도입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와 보잉 737맥스 도입 연기 등으로 신규 도입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퇴역한 대한항공 최초의 보잉777 1대를 분해해 ‘네임택’으로 만들어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올해에도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해 말 간담회에서 “노후 항공기나 리스료가 높은 기재 등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여객기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항공기 보유 대수는 82대이며 이중 여객기가 70대, 화물기가 12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85대에서 감소한 것이다. 화물기는 전년과 같은 12대이나 여객기 수가 3대 줄었다.
대형항공사(FSC)들은 지난해 여객 수요 감소를 화물 운송으로 일부분 방어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여객 매출이 전년 대비 74% 감소했으나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면서 화물 매출이 전년 대비 66% 늘었다고 밝혔다.
규모 확장을 이어오던 저비용항공사(LCC)도 지난해에는 몸을 사렸다. 제주항공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항공기 수가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44대를 보유 중이다. 제주항공의 항공기 수는 2017년 31대, 2018년 39대 2019년 45대로 증가해왔다.
진에어의 항공기 수는 28대로 전년도 26대보다 늘었으나 이는 항공기 교체로 인한 일시적인 증가로 향후 2대를 반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항공기 수 증가는 부담이다. 운항이 줄면서 항공기를 세워둘 수밖에 없는데 주기료와 리스료, 보수 비용 등 발생한다. 항공사들은 손해를 줄이기 위해 관광비행을 시행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는 실정이다.
여객 수요의 회복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국제 여객수송실적(RPK)은 전년 대비 75.6% 감소했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IATA는 올해 여객 수요가 2019년의 50%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며 백신 보급 이후인 2022년에야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올해에도 노후 항공기 반납 후 신규 도입을 늦추는 방식으로 몸집을 줄이는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 관계자는 “올해도 리스 계약 만료로 항공기를 반납하지만 기재 도입은 없을 것 같다”라며 “국제선 노선도 제대로 운항하지 못하는 지금 신규 기재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