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웨이브가 장기간 서비스 오류 문제를 빚으면서 '넷플릭스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 2호 적용 대상이 됐다.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기로 한 웨이브가 오류 사태를 수습하고, 이용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웨이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서비스 장애 관련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2일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해 웨이브에 5일까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부터 웨이브는 기존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콘텐츠웨이브 등에 더해 전기통신사업법 의무 대상 사업자로 지정됐다.
전기통신사업법은 하루 1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국내 트래픽 점유율이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버 용량 증가 △서버 다중화 등 서비스 안정 수단을 확보하도록 한 법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구글이 먹통 사태를 빚어 ‘넷플릭스법’을 적용받는 1호 사업자가 됐다. 웨이브는 대상 사업자로 지정되자마자 VOD 재생 오류 문제로 해당 법 적용 2호 사업자가 된 셈이다.
웨이브는 지난달 27일 오전부터 일부 라이브 채널 및 VOD 재생 오류를 빚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어린 영유아 세대가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뽀로로’ 영상 일부 구간에서 5초 분량의 성인물(베드신)이 등장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VOD 재생 오류를 복구하는 작업에서 ‘뽀로로’ 사태가 난 것이기 때문에 크게 하나의 장애로 보고 있다”며 장애 원인 파악과 이후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는 사이트 공지에 “4일 16시 일부 재생 오류가 있던 영화를 복구했으며 최신 TV 프로그램과 함께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했지만 복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초 오류가 난 뒤로부터 9일이 지난 5일 오후 2시인 현재까지 인기 VOD는 재생되지 않고 있다. 예능 ‘무한도전’, 드라마 ‘사의찬미’ 등이 여전히 먹통을 빚어 이용자들은 이에 반발하는 모습이다. 웨이브 측에 보상 등을 문의한 한 이용자는 “당분간 최신 VOD를 보라’는 답이 전부였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7일 오류가 났을 때부터 웨이브 측은 복구 소요 기간을 2주로 안내했다. 무료도 아닌 유료 서비스인 탓에 이용자들의 반발은 더 컸다.
복구 기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에 관해 웨이브 관계자는 “단순 서버 오류가 아닌 서버에 있는 데이터들이 유실되고 엉켰기 때문”이라며 “2주 전에 복구가 완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인원에 관해서는 “전체 직원 130명 중 절반가량”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로 이용자 이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장시간 오류와 응대 미숙 등으로 이용 해지를 언급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웨이브 모바일 앱 별점도 낮아졌다. 앱마켓 구글플레이에서 5일 현재 웨이브의 평점은 별 2.3개다. 이달 2일에 별점을 매긴 한 이용자는 “이른 시일 내에 복구한다고 했는데 구독 시작한 이후로 보려고 한 모든 콘텐츠가 오류로 재생 불가”라고 지적했다.
웨이브 측은 재생 오류에 대한 보상책을 논의 중이며 빠르면 이번 주 내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 구매 영화 등에 대해서는 즉각 환불이 진행 중이지만, 월정액 결제로 이용하는 콘텐츠 영상은 재생이 안 되는 기간만큼의 보상책을 마련해 적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에게 코인으로 보상을 하면서 논란도 있었다. 서비스 이용료 중 14일에 해당하는 금액을 웨이브에서 쓸 수 있는 코인으로 지급한 것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고객센터를 통해 강력하게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나 코인 지급을 원하는 분들에 한정해 현장에서 그렇게 대처한 것 같다”며 “정식 보상책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류 논란이 대처 논란으로까지 번지면서 웨이브는 4일 이태현 대표 이름으로 강남, 파주 등 총 6곳의 온라인 맘카페에 사과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아동용 콘텐츠에 성인물이 포함된 것에 대해 사과하며 피해를 본 아동에 대한 심리상담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인 에로물 중단, 어린이 전용 계정 개설, 어린이 콘텐츠에 대한 투자펀드 조성 등 ‘안전한 웨이브’로 거듭나기 위한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웨이브는 유료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했으며 2023년 5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SK텔레콤(SKT) 컨퍼런스콜에서 하형일 SKT 코퍼레이트2센터장은 “웨이브는 2023년 500만 유료가입자 달성을 위해 순항 중”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 글로벌 진출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