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경제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전용 용기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회수 물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사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별로 형태가 다른 사용 후 배터리를 하나의 용기에 실어 운반하는 ‘플랫폼 용기’ 특허를 취득했다고 3일 밝혔다.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는 신품보다 성능이 약 70% 이하로 떨어져 구동 배터리로 사용 가치가 없어진 배터리를 뜻한다. 다만, 전기차 충전소 등 다른 영역에선 재활용할 수 있어 관련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원구원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배터리 양이 2020년 약 4700개에서 2030년에는 약 8만 개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생산한 전기차부터 배터리 지자체 반납 의무제가 폐지되면서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는 특허 출원에 속도를 냈다.
이번에 취득한 특허는 용기 자체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가변레일식 구조를 채택한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한 차종에 국한하지 않고 차종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의 배터리를 실을 수 있어 국내 최초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전용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글로비스가 특허를 받은 용기를 이용하면 다단적재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 후 배터리 적재 가능 용량이 11톤 화물트럭을 기준으로 최대 5개에서 17개까지 늘어 3배 이상 효율성이 증가했다. 컨테이너에 그대로 실을 수 있어 향후 해상운송을 통한 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절연 소재를 채택해 누진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부터 시험 운송을 시행해 운송 능력을 검증했다. 추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특허 용기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더 체계적인 운송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용 후 배터리 운송사업은 배터리 폐기 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며 재활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선순환 구조 형태의 친환경 사업이다. 기업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에도 부합한다.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 관계자는 “전망은 밝지만, 관련 기술이 부족했던 사용 후 배터리 시장에서 직접 개발한 용기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환경을 고려한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스마트 물류기업으로서 행보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