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달 세계 최대 ITㆍ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롤러블(말리는) 스마트폰 모습을 공개해 주목받은 가운데, 삼성전자에서 개발 중인 롤러블·슬라이더블 스마트폰의 모습도 베일을 벗었다.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가 대대적인 사업 개편에 들어가며 롤러블폰 출시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폴더블에 이어 롤러블 폼팩터에서도 선두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듀얼 슬라이드형 전자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문서는 지난달 21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공개됐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이 특허는 2개 기어와 1개의 기어 레일을 통해 화면을 양방향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과 관련된 것이다. 펼치면 원래 크기인 6인치에서 30%가량 확대된 8인치까지 확장된다.
이는 최근 공개된 ‘LG 롤러블’ 구동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LG 롤러블은 자동 모터를 통해 자동으로 디스플레이가 확장돼 화면이 커지는 방식이지만, 삼성전자의 특허는 기어와 기어레일로 화면을 밀어내 움직인다.
삼성전자는 특허 문서에서 전면과 후면이 모두 균등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기술 강점으로 제시했다.
현재 공개되고 있는 롤러블 폼팩터의 경우 전면 디스플레이 크기만 커지는 식이라 외관 디자인 일관성과 심미감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연동돼 늘어날 수 있는 소재를 후면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후면에는 또 다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직물, 가죽 등이 후보로 꼽힌다. 다만 레츠고디지털 등 외신은 아직 삼성전자가 듀얼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내놓은 적이 없고, 아직 개발과 가격 면에서 장벽이 높은 만큼 디스플레이가 아닌 플렉서블 소재가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 열린 지난해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도 삼성전자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에서 롤러블, 슬라이더블 등 추가적 폼팩터 제품 혁신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롤러블 디스플레이 개발 상황에 대해 밝혔다.
애초 시장에선 LG전자가 올해 가장 먼저 롤러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지속된 적자로 사업부 매각과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상황에 닥치며 출시 여부가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회사 측은 롤러블 개발은 진행 중이지만, 출시 일정 등은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만일 LG전자가 롤러블 스마트폰을 포기한다면, 롤러블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간 경쟁 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다.
오포는 지난해 11월 자사 기술 콘퍼런스에서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인 ‘오포 X 2021'을 공개했다. TCL 역시 CES 2021에서 LG전자가 LG 롤러블 티저를 공개한 당일 롤러블 스마트폰 콘셉트 영상을 내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