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조강 생산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 데 따른 결과다.
반면 우리나라의 조강 생산량은 코로나19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4년 만에 7000만 톤(t)을 넘지 못했다.
31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18억6400만t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등 전방 사업이 악화했음에도 예년과 비슷한 생산량을 기록했다.
악재에도 생산량 감소 폭이 작은 이유는 중국의 힘이 컸다. 작년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10억5300만t으로, 전년 대비 5.2% 상승했다.
코로나19를 일찍 극복한 이후 부진했던 경기를 되살리고자 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한 데 따른 결과다.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의 조강 생산량은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하락한 6710만t에 그쳤다. 2016년(6860만t) 이후 4년 만에 7000만t 아래로 떨어졌다.
인도(9960만t), 일본(8320만t)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각각 10.6%, 16.2% 줄었다. 미국은 17% 감소한 7270만t을 기록했다.
글로벌 조강 생산량은 올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침체했던 전방 사업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이 특히 그렇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9% 성장한 7910만 대이다.
중국 당국의 조강 생산량 감산 조치도 글로벌 생산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가 진행돼서다.
시장이 반등하면서 철강제품 가격은 자연스레 올라갈 전망이다.
중국 바오우철강은 작년 12월 열연 내수 가격을 톤당 100위안 인상했다. 일본 동경제철은 톤당 2000엔 올렸다.
포스코, 현대제철은 내달 국내 열연 제품 가격을 톤당 10만 원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고객사인 자동차ㆍ조선 업체들과도 제품 가격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는 28일 열린 작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조선사 건조량이 늘어난다. (가격 인상안으로) 최대 15만 원을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