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관건은 '적시 공급'과 '안전성'

입력 2021-01-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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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질병관리청)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우리나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에 돌입한다. 아직 접종할 백신의 본격적인 도입이 이뤄지지 않아 적시 공급이 집단 면역 시기를 결정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 요인이 있지만, 정부는 면밀한 검증을 통해 이를 돌파하겠단 계획이다.

총 5600만 명분 순차 도입…2월 공급 물량은 150만 명분+α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구매계약 체결을 완료한 백신은 총 5600만 명분이다. 제약사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 명분, 화이자 1000만 명분, 모더나 2000만 명분, 얀센 600만 명분을 확보했으며, 이와 별도로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 명분을 공급받는다.

정부는 전 국민 대비 108% 규모의 백신이 확보돼 접종 목표 이행 및 통상적 집단 면역을 확보하는 데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면역력 지속 기간의 불확실성이나 백신별 이상반응 등을 고려해 노바백스 등 추가 물량 도입을 검토 중이다. 노바백스와는 2000만 명분의 추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백신 도입 시기는 제각각이다. 우선 코백스 퍼실리티의 초도물량이 가장 먼저 들어올 예정이다. 해당 백신의 제조사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다. 정부는 이 물량으로 4곳의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5만 명에게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개별 제약사와 계약한 물량이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먼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50만 회분이 2월 말 국내 공급된다. 최근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맺은 위탁생산 계약에 따라 원액부터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얀센과 모더나 백신은 2분기, 화이자 백신은 3분기에 단계적으로 들어온다.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와 국가출하승인을 거쳐야 한다. 식약처는 허가심사 기간을 180일에서 40일, 국가출하승인 기간을 2~3개월에서 20일 이내로 대폭 단축했다. 현재 정식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뿐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4일부터 심사를 시작해 31일 자문단 회의를 거쳐 2월 중 허가된다.

화이자 백신은 25일부터 심사에 착수했다. 따라서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은 품목허가 전 특례수입 절차를 통해 접종에 사용될 전망이다.

안전성 아직 불확실…고령자 우선 접종 문제 없나

코로나19 백신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개발·공급된 만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다. 정부는 각 제조사가 제출한 자료에 대한 검토와 세 차례에 걸친 전문가 자문을 통해 이를 충분히 검증하겠단 방침이다.

정부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고령자에 관한 임상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논란이 유럽에서 불거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는 국제학술지 '란셋'에 게재한 데이터를 인용해 "2차 접종 이후 고령자의 항체 생성이 100%에 달했다"고 정면 반박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생약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령자 대상 임상자료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투여 적정성을 충분히 검증할 예정"이라며 "통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의 효능을 결정하는 요인이 중화항체의 양과 질, 개인의 유전자, 면역 상태, 영양, 나이 등인 만큼 고령자에 대해선 임상 실험을 적절히 디자인한 백신을 접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진건 이노큐어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은 "독감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사망률을 줄이는 게 우선인 만큼 노인들에게는 항체가 더 많이 형성될 수 있는 백신을 맞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70%)이 화이자의 효능(94%)보다 낮아서 접종 후 중화항체의 양이나 질도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의 논란과 별개로, 최종 판단은 식약처의 손에 달려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임상의 고령자 참여율이 모더나나 화이자보다 적어서 효과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영국에서 3상 결과를 들여다보고 긴급사용승인을 한 것"이라며 "유럽의약품청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사용을 허가하지 않더라도 이는 참고사항일 뿐, 우리는 식약처의 판단 결과를 기다리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중 공급이 예정된 얀센과 모더나의 백신이 고령자 백신 접종 시기에 맞춰 들어올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우려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얀센의 백신은 아직 글로벌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으로, 다음 주 초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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