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장기화로 집밥족이 늘면서 주요 식재료인 신선식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종전에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던 유통채널은 대형마트다. 신선식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오감으로 느낀다는 특성이 있어 오프라인 매장 보유가 강점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이커머스는 배송을 강화해 대형마트의 뒤를 바짝 쫓는다. 신선식품을 핵심 상품군으로 하는 마켓컬리, '로켓프레시' 쿠팡에 이어 이달부턴 11번가도 SSG닷컴과 손잡고 새벽배송에 나섰다.
CU는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의 장점을 합한 '신선 HMR'(떠먹는 피자 2종)을 새로 내놨다.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등 다양한 주방기기로 손쉽게 조리할 수 있고, 냉장 상품으로 식감 훼손과 영양 손실을 최소화했다. 또한, 유통기한을 3일 안팎으로 관리해 신선도를 높였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HMR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방점을 '신선'에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CU는 “그간 쌓아온 신선식품 노하우와 신선 배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간편식품으로는 선보이기 어려웠던 메뉴들을 다양하게 선보일 것”이라고 라인업 확대를 예고했다. 실제 CU를 운영하는 BGF그룹은 새벽배송 이커머스 '헬로네이처'를 운영하며 신선식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커머스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송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11번가는 이달부터 SSG닷컴 상품의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오늘장보기'에서 'SSG 새벽배송'을 선택해 자정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3000여 개의 신선식품을 포함한 2만5000개의 상품을 다음날 새벽 6시에 받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11번가는 올해 장보기 서비스에 GS프레시몰 새벽배송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진우 11번가 영업기획담당은 “SSG닷컴 새벽배송을 포함해 올해 우체국택배와 24시 마감 배송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제휴와 협업을 통해 11번가의 배송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 대항하는 '최후의 보루'인 신선식품을 사수하려는 대형마트 업계의 의지도 남다르다.
홈플러스는 새해 '최상의 맛' 캠페인을 전개하고 신선식품 전 유통 과정의 맛과 품질 기준 강화에 전사적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 도입한 고객이 신선식품 품질에 만족 못 하면 100% 환불해주는 '신선 A/S 제도'를 강화한 것이다. "모든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최상의 맛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 12일엔 온라인 ‘산지직송관’을 오픈했다. 홈플러스 온라인 산지직송관은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생산자가 산지에서 고객에게 직접 택배를 발송해주는 시스템이다. 고객들은 집에서 제철 식품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받아볼 수 있다.
홈플러스는 "산지직송관은 신선식품 소비의 핵심 채널인 대형마트의 기능을 온라인으로 확장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장터를 구축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제철 상품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오픈, 올해 전국 200개 농가와 협업해 산지직송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SSG닷컴에서 주문하고 가까운 이마트 매장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매장 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새벽배송보다 빠르게 물건을 받으려는 수요를 겨냥한 조치다. 주로 저녁 장보기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또한 최대 강점인 신선식품 판매를 늘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