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폭력 조장 게시글은 서비스 약관 위배"
극우 성향 이용자들이 많은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러'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아마존 클라우드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팔러 접속 차단 조치가 반독점법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팔러는 이날 미국 연방법원에 AWS의 인터넷 서버 접속 차단을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팔러는 “환자의 생명 유지 장치를 끊는 것과 같다”며 “이번 조치는 우리 사업을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AWS의 결정은 정치적인 적대감에 따른 것”이라며 “30일 이내에 아마존은 접속 차단을 알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팔러는 또 아마존이 주요 고객인 트위터와 공모해 독점 금지법을 위반했다며 “팔러는 수백만 명의 이용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위터와 아마존 간 명확한 공모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마존은 팔러에 클라우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전날 팔러가 서비스 약관을 위반했다며 접속을 차단했다. 아마존은 팔러에 보낸 서한에서 “폭력적인 콘텐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아마존의 약관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팔러가 AWS의 약관을 준수할 효과적인 절차가 없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팔러는 새로운 호스팅 서비스를 얻기 전까지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존 매츠 팔러 최고경영자(CEO)는 “일주일 동안 인터넷에서 팔러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며 “(아마존 등의) 행위는 우리가 너무 빨리 성장한 데 대한 기술 대기업들의 공동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팔러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하자 극우 세력의 새로운 창구로 떠올랐다. 극우 인사들과 지지자들이 팔러로 옮겨가며 한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은 그 직후 폭력적인 게시글을 방조하고 조장하는 것은 약관에 위반하는 행위라며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팔러를 퇴출했다.
아마존은 이날 팔러의 제소에 대해 성명을 내고 “팔러의 게시물에 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이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팔러가 게시물을 식별하고 제거하는 것을 꺼린다는 점은 우리의 서비스 약관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아마존은 법원에 항소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