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내수 누적판매 200만 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360만 대를 넘어선 중형세단 쏘나타 판매는 이제 그랜저 연간 판매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10일 관련업계와 현대차 등에 따르면 1986년 첫 모델을 출시한 그랜저 내수판매가 35년 만에 총 200만573대를 기록하며 200만 대를 넘어섰다.
출시 초기에는 국산 최고급 자동차를 대표하며 ‘성공의 대명사’로 불렸다. 초기 판매량은 그다지 많지는 않았으나 이후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큰 차 선호 경향이 맞물리며 판매를 꾸준히 늘려왔다.
세대별로 △1세대(1986∼1992년) 9만2571대 △2세대 뉴 그랜저(1992∼1999년) 16만4927대 △3세대 그랜저XG(1998∼2005년) 31만1251대 △4세대 그랜저TG(2005∼2011년) 40만6798대 △5세대 그랜저HG(2011∼2017년) 51만5142대 △6세대 그랜저IG(2016년∼현재) 50만9884대다.
누적 판매 200만 대 달성에 큰 역할을 한 모델은 5세대와 6세대다. 그랜저HG(5세대)부터 판매가 크게 성장해 2011년 당시 대형 세단으로는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만 대를 넘어섰다.
2017년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그랜저IG(6세대) 역시 꾸준히 연 10만 대를 달성하며 국내 베스트셀링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1986년 1세대 출시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인 14만5463대가 팔렸다. 동시에 4년 연속 국내 판매 1위와 연간 판매 10만 대 기록을 달성했다.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한 세대를 앞서나간 디자인과 넉넉한 편의 장비를 앞세워 큰 인기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랜저의 약진은 한동안 베스트셀링카로 자리매김했던 중형세단 쏘나타 판매를 앞질렀다는 데 의미가 크다. 국내 자동차 흐름 변화를 의미한다.
현재 그랜저는 제네시스를 제외하면 현대차 가운데 가장 고급 모델, 이른바 ‘플래그십’이다. 세계 시장에서 플래그십이 ‘판매 1위’를 차지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랜저가 200만 대를 돌파한 가운데 중형세단 쏘나타는 지난해 360만 대를 넘어섰다. 1세대 그랜저(1986년)보다 1년 먼저 출시한 쏘나타(1985년)는 아반떼에 이어 한동안 내수 베스트셀링카 지위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6세대 그랜저 출시 이후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까지 쏘나타의 내수 누적판매는 365만 대 수준. YF쏘나타의 약진에 힘입어 2013년 내수 누적판매 300만 대를 넘어섰으나 이후 더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그랜저 연간 판매(14만5463대)는 쏘나타(6만7440대)의 2배를 훌쩍 넘었다. 부분변경 그랜저가 도약 중인 가운데, 완전변경 쏘나타 판매는 정체인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까다로운 국내 고객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높은 상품성과 고급스러움을 확보한 것이 그랜저의 판매 확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앞으로도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다운 품격과 혁신 기술을 담아 글로벌 수입차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