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門 활짝]②‘삼천피’막 올랐다.. “주가 3000 앞당겨야 소득 5만弗 시대 온다”

입력 2021-01-07 16:36 수정 2021-01-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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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시대]②코스피 대세 상승 제2막 올랐다.. “주가 3000 앞당겨야 소득 5만弗 시대 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와~ 코스피 3000이라니. 내 생에 볼 줄은 몰랐다.”

코스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위기’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이틀 연속 3000선을 뚫자, 여의도 증권가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6일 3000선이 무너지자 속앓이하던 낙관론자들은 ‘삼천피’(종가기준)에 올라서자 목에 힘을 주며 연신 싱글벙글했다. 지난 3월 첫날을 2000대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3월 19일 1457.64포인트까지 하락하며 연중 저점을 찍었다. 반등을 시작한 건 11월부터다. 장이 열린 46일 중 지수가 하락한 것은 단 열하루뿐, 764포인트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시장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유동성 파티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대세 상승의 초입이란 기대감이 앞선 모습이다. 삼성증권(2100~2850→2700∼3300) 신한금융투자(2100∼2700→ 3150∼3200) 등 증권사들은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진정에 따른 경기 회복과 국내 기업의 빠른 펀더멘탈 정상화 근거다.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넘치는 유동성, ‘동학개미’ 폭풍 매수= “0%대 정기예금 금리에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스탠스(기조)가 지속하는 한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의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코스피는 2019년부터 2250을 넘지 못했다. 2018년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2018~2019년엔 미·중 무역갈등이 있었다. 그러다 올해 초 2250을 잠시 넘어섰지만, 코로나19 충격으로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3월 최저점(19일 1457.64)을 찍고 반등이 시작됐다. 처음엔 헬스케어, 그다음엔 IT·소프트웨어·필수소비재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관련주가 나왔다.

2018년과 2020년의 가장 큰 차이는 시중에 풀린 ‘돈’의 규모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미·중 갈등,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 등으로 경기 침체가 깊어지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꾸준히 낮춰왔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까지 터지자 한국은행은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2018년 말 1.75%까지 올라갔던 기준금리는 이후 4차례나 인하되면서 현재 0.5%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중금리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18년 상반기만 해도 2% 위에서 움직였으나 지금은 0%대에서 놀고 있다.

코스피 3000시대의 1등 공신인 동학개미는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초저금리에도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주식을 사 모으고 있다. 이날 개미들은 1조1732억 원 가량 매물을 토해내며 차익실현했지만, 11월 이후 3조1827억 원 가량 순매수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실탄인 투자자 예탁금은 6일 기준 68조 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 2018년 평균(26조6676억 원)의 2배를 훌쩍 넘는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기조는 지난해도 그랬듯 올해에도 투자자금을 증시로 이동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에서는 부동산 정책의 영향으로 거주 주택 이외의 투자 목적 부동산 매수가 줄어들며 이러한 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5만弗 시대 밑거름= 그간 국내증시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수십 년째 이어진 ‘남북 분단’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의 이유로 고질적인 저평가와 함께 ‘박스피’(박스권 코스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시장 안팎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피를 탈출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국 경제의 역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발행 후 이른바 ‘K-방역’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되고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리면서 한국경제가 선진국 추격형 성장 모델을 탈피해 혁신 선도형 경제로 퀀텀 점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분석한다. 코스피 3000시대가 정착되면 장기적으로 자산 효과가 발생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서 1인당 국민총소득(GNI) 역시 3만 달러를 넘어서 5만 시대까지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1인당 GNI는 2017년 3만 달러를 넘은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간신히 3만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가 3000시대 정착을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은 필수적이다. 벤처기업으로 돈이 유입돼 이를 밑거름 삼아 성장하고 증시에 상장하게 되면 증시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은 성장성·수익성·안정성으로 가치가 결정된다. 상장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의 ‘짠물 배당’과 같은 여전히 남아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소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다만 이 또한 상황은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배당 성향은 글로벌 최하위 수준이지만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지속해서 20%대에 머물던 코스피200 기업 배당 성향은 올해 처음 3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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