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텐센트홀딩스는 AI 칩 개발업체인 엔플레임테크놀로지(쉬위엔)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CITIC)와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프리마베라 등과 함께 총 18억 위안(약 3036억 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엔플레임의 기업가치는 108억 위안이 됐다.
엔플레임은 상하이에 기반을 둔 AI 칩 개발업체다. 주로 데이터 센터용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클라우드에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딥러닝하는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나 AMD 등 거대 반도체 기업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중국 기업의 투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5월 완우캐피탈, 델타캐피탈 등과 함께 엔플레임에 7억 위안을 투자했다. 당시 엔플레임의 기업가치는 52억 위안으로 평가됐는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가치가 두 배 이상 뛰었다. 텐센트는 최근 2년 새 엔플레임에 4차례 투자하며 2대 주주가 됐다.
거대 기술기업의 주목을 받은 것은 엔플레임 뿐만이 아니다. AI 분야의 유니콘으로 떠오른 캠브리콘테크놀로지스는 상하이 커촹반에 상장해 첫날 25억8000만 위안을 조달했다. 로봇과 자동차용 AI 칩을 전문으로 하는 호라이즌로보틱스는 지난달 7억 달러(약 7596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마이닝램프는 2019년과 지난해 텐센트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으로부터 30억 위안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AI 시스템 개발업체 바이런테크는 지난해 6월과 8월 각각 11억 위안과 1억3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직접 개발에 나선 기업도 있다. 알리바바는 2019년 5월 자체 개발한 AI 칩 ‘한광800’을 공개했다. 이는 판매용이 아닌 자사 데이터센터용이다. 바이두는 2019년 자체 AI 칩인 ‘쿤룬’을 공개했는데, 당시 삼성전자가 생산을 맡았다.
중국 기업들이 AI 분야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도체 자립을 강조한 영향이다.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의 최대 반도체 회사인 SMIC를 제재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목표로 ‘산업망과 공급망 자립’을 내세우며 반도체 굴기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