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4일 새해 첫 근무일을 맞아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며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해마다 새해 신년사 발표 대신 경영 현장을 찾아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년 1월 2일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개발 현장을 점검한 바 있다.
평택 2공장은 D램, 차세대 V낸드, 초미세 파운드리 제품까지 생산하는 첨단 복합 생산라인이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한 데 이어, 올해에는 파운드리 생산을 위한 설비반입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참석했다. 이용한 원익IPS 회장, 박경수 피에스케이 부회장,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 등 협력회사 대표 5명도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평택 2라인 구축·운영 현황 △반도체 투자·채용 현황 △협력회사와의 공동 추진과제 등을 보고받고, 초미세 반도체회로 구현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점검한 후 평택 3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협력회사 대표들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및 상호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후, 직접 시스템반도체 사업 챙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시스템반도체는 산업의 특성상 삼성 혼자의 힘으로는 '1위'에 도달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팹리스, 디자인 하우스, 패키징, 테스트 등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1위로 도약하는 과정이 곧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에 도달하는 길이라는 점을 이 부회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협력회사와의 장비·소재 공동개발 △우수협력사 인센티브 △국내 팹리스 지원 및 기술교육 △디자인하우스 협력 확대 등을 통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먼저 삼성은 2010년대 초반부터 주요 설비, 부품 협력사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PSK 등 국내 주요 설비협력사 및 2, 3차 부품 협력사와 '설비부품 공동개발'에도 나섰다. 설비회사가 필요로 하는 부품의 개발과 양산 평가를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또 국내 팹리스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를 소량으로 생산해 수준 높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국내 중소 팹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물량 규모에 상관없이 양산도 지원 중이다.
국내 대학과의 산학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대학의 연구역량이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기초 토양이라는 판단에 따라 2018년 산학협력을 전담하는 '산학협력센터'를 설치하고 국내 대학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국내 30여 개 대학과 반도체 디스플레이·인공지능(AI)·기초과학 분야 등의 산학협력 과제 850여 개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정부 등과 지난해 국내 팹리스 육성을 위한 총 1000억 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상생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