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4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6개월에 걸쳐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에 대비한 병상과 인력 동원체계 보고서를 만들었는데도 청와대가 이를 묵살해 버렸다”며 “청와대에서 우리 보고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은 지난해 3월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겪으면서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인 병상과 인력 확보를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연구를 총괄했고 보건의료체계, 감염, 재난, 백신, 총괄기획 등 5개 분과로 구성해 50~60명이 보고서를 만들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보고서는 같은 해 8월에 김상조 정책실장에게 보고됐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
김 교수는 "당시 청와대에서 우리 보고에 더 신경 썼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정책기획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사회정책실 주도로 만들어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8월이 돼서야 정책실장에게 겨우 보고가 됐지만 무시됐다"고 언급했다.
최현수 연구위원은 "지난해 사회정책에서 요청됐던 많은 것들이 경제와 일자리 중심의 정책실 내에서는 관심 밖이었다"며 "사회정책과의 연계나 사람 중심으로 공공성 강화를 통해 제대로 추진돼야 할 일들은 하나같이 무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국민 고용보험, 국세청의 소득파악과 부과징수 통합을 통한 전 국민 사회보험 추진도 그렇고 8월 말 자문보고서 형식으로 많은 부분 수정·보완해 위원회가 정책실로 제출한 한국판 뉴딜 수정 제안에서 사회정책의 공공성을 강조한 휴먼뉴딜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상조 실장은 12월 30일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지만 문 대통령은 31일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 방역 등 현안이 많아서 정책실장을 교체할 때가 아니다"며 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