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ABL503'의 임상1상 임상시험계획서(Investigational New Drug, IND)를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ABL503은 면역을 활성화시키는 두 인자 PD-L1과 4-1BB를 동시에 타깃해, 기존 면역항암제에 불응하거나 재발한 환자에게서도 항암 효과를 기대한다.
이번 임상계획이 승인되면 국내 바이오텍이 개발한 이중항체 후보물질로는 처음으로 미국 임상에 진입하는 약물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ABL503은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아이맵 바이오파마(I-Mab Biopharma)와 공동개발하고 있다.
미국 임상1상은 진행성,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ABL503을 단독투여해 내약성, 안전성, 약동/약력학적 특성, 초기 항암효과 등을 평가하고 최대 내약용량(MTD)과 임상2상 권장용량(RP2D)를 결정하게 된다. 임상1상은 용량증량 및 확장 코호트로 구성되며, 미국내 6개 기관에서 진행된다. 용량증량 코호트에는 최대 36명이 참여하며 이후 임상 결과에 따라 확장 코호트 대상 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임상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4-1BB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SKCC)의 닐 시갈(Neil Segal) 박사와 키트루다(Keytruda) 임상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UCLA의 에드워드 가론(Edward Garon) 박사 등으로 과학자문위를 구성했다.
ABL503은 에이비엘바이오의 ‘Grabody-T’ 이중항체 플랫폼을 적용한 후보물질이다. 기존 4-1BB단일클론항체는 임상에서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심각한 간 독성이 생겨 개발이 중단됐다. Grabody-T는 이러한 부작용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암 항원 발현이 높은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 TME)에서 이중항체가 클러스터를 이뤄, 종양조직에서만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는 플랫폼을 고안한 것이다.
또한 눈여겨볼 비임상 데이터로 ABL503은 설치류 동물실험에서 암세포를 재주입했을 때, 암세포를 기억하는 면역세포 형성을 유도해 종양성장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ABL503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분야 전문성과 아이맵의 면역항암치료 분야 기술력을 결합한 차세대 항암제 후보물질”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이 4-1BB 면역항암제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독성 부작용을 낮추고 항암 효능을 극대화한 ABL503의 우수함이 임상을 통해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