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연합(EU)이 미래관계 협상에 타결하며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게 됐지만, 국내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행 기간이 종료되는 내년 1월 1일 직후 영국과 EU 간의 통관절차가 부활하는 만큼, 통관 지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25일 한국무역협회는 영국 또는 EU로 직수출하는 한국기업은 이번 협상 결과로 인한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한-영 FTA가 정식 서명되며 요건을 충족한 'EU 경유 수출'에 3년간 특혜 관세 혜택이 부여되면서다.
EU 현지에서 생산해 영국에 수출하는 한국기업은 관세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 현지 생산기업은 협상 타결에 따라 EU-영국 통관 시 무관세를 계속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협정상 원산지 규정 충족 여부에 따라 무관세 특혜를 받지 못하는 일도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자동차와 관련 부품, 기계류 등은 한국산 부품의 사용 비중이 높을수록 최종 생산품이 EU 역내 산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필요하면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한국 또는 EU 역외에서 조달하는 부품을 EU 역내 산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협은 이행 기간이 끝나는 내년 1월 1일부터는 영국과 EU 간에 통관, 인증, 규제 등의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한국의 수출기업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영국은 전체 수입의 49.1%(2019년 기준)를 차지하는 EU 수입품이 역외통관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2021년 1월 1일부터는 당분간 통관 상 혼란이 불가피하다.
또한, EU와 영국은 이행 기간 종료 후 각각 별개의 법률과 규제를 적용하는 만큼, 인증 기관 소재국에 따라 효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EU는 내년 1월부터 영국 공인기관의 적합성 평가를 받은 CE 인증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영국도 CE 인증을 대체하는 독자적인 UKCA 인증을 발표했지만,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CE 인증의 효력을 인정할 계획이다.
무협은 지난해 1월부터 수출업계의 브렉시트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코트라(KOTRA)와 공동으로 '브렉시트 대응지원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행 기간 종료 직후 특혜 관세, 원산지 규정 등 상담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브렉시트 전담 관세사를 지정하고 상담 창구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