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리법인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에서 31.5% 급감했다. 반도체 부진에 더해 국제유가와 기준금리가 함께 하락한 탓이다.
통계청은 14일 발표한 ‘2019년 영리법인기업체 행정통계(잠정)’ 결과에서 지난해 전체 영리법인기업체 수가 전년보다 6.2% 증가한 75만2675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리법인 종사자는 1037만1000명으로 1.1% 늘었다. 단 영업이익은 220조 원으로 22.7% 감소했다. 매출액이 4987억 원으로 1.9%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반적으로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결과다. 자산과 부채는 각각 1경1375조 원으로 8.4%, 8139조 원으로 8.7%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은 전체 영리법인 매출액의 47.4%, 영업이익의 56.8%를 차지했다. 중견기업은 매출액의 15.2%, 영업이익의 17.7%를 차지했으며 중소기업은 매출액의 37.4%, 영업이익의 25.5%를 점유했다. 전년과 비교해 대기업의 매출액은 2.1% 증가한 2363조 원, 중견기업은 2.0% 증가한 760조 원, 중소기업은 1.5% 증가한 1864조 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모든 기업에서 줄었는데, 특히 대기업에서 125조 원으로 31.6% 급감했다.
대기업 중에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기업(상출기업)의 영업이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대출액은 1467조 원으로 1.4% 줄고, 영업이익은 70조 원으로 45.2% 감소했다. 상출기업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배경은 반도체 불황에 따른 제조업 부진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조업 영업이익이 60.2% 줄었는데, 이는 전체 상출기업 영업이익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아무래도 반도체 영향이 가장 크고, 여기에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과 국제유가 하락,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출기업의 고용 둔화로도 이어졌다. 상출기업 수는 1403개로 전년보다 10.3% 늘었지만, 종사자는 146만 명으로 0.5% 느는 데 그쳤다. 상출기업의 평균 업력은 16.5%였다. 산업별로는 건설업(24.7년), 숙박·음식업(21.9년), 제조업(21.6년) 등의 순으로 길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도 각각 39조 원으로 2.0%, 56조 원으로 10.3% 감소했다. 영업이익 구성비는 대기업(47.4%), 중소기업(37.4%), 중견기업(15.2%) 순이었다.
반면, 자산은 모든 기업에서 늘었다. 대기업은 8022조 원으로 11.1%, 중견기업은 926조 원으로 5.1%, 중소기업은 2427조 원으로 1.5% 각각 증가했다. 전체 영리법인기업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기업(70.5%), 중소기업(21.3%), 중견기업(8.1%) 순이었다. 부채는 대기업이 6085조 원으로 12.9%, 중견기업은 433조 원으로 5.6% 늘었으나, 중소기업은 1620조 원으로 4.1% 감소했다. 대기업이 전체 부채의 74.8%를 차지했고 이어 중소기업(19.9%), 중견기업(5.3%) 순이었다.
한편, 전체 영리법인기업에서 종사자 수는 남자가 702만9000명으로 1.6% 늘었지만, 여자는 334만2000명으로 0.1% 줄었다. 산업별로 남성은 제조업(38.7%), 도소매업(11.1%), 건설업(11.1%) 등에, 여성은 제조업(26.4%), 도소매업(17.5%), 사업서비스업(16.7%) 등에 몰렸다. 여성 종사자의 경우, 정보통신업(5.0%), 전문과학기술업(5.2%) 등에서는 증가했으나, 사업서비스업(-6.0%), 제조업(-3.1%), 건설업(-2.8%) 등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