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개방이 녹조의 원인인 남조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패류의 먹이인 규조류는 증가해 생태계가 더욱 건강해졌다는 분석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보 개방 전후로 보 대표지점에서 측정한 자료와 2018∼2020년 3년간 수계별 주요 지점에서 조사된 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여름철(6∼9월) 조류 군집 변화를 보 개방 폭이 컸던 금강·영산강 보가 완전히 개방된 2018년 전후로 비교·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는 2018년 이후 3년 동안 완전 개방했고, 백제보는 2019년부터 개방했다. 영산강은 2018년 승촌보를 완전 개방했고, 지난해와 올해는 부분 개방을 진행했다.
보 대표지점을 분석한 결과 여름철 금강에서 남조류 점유율이 34.5%에서 33.6%로, 영산강에서는 45.6%에서 32.1%로 낮아졌다. 빠른 유속에서 잘 적응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인 규조류의 점유율은 각각 7.6%포인트, 6.6%포인트 증가했다.
보 개방으로 유속이 빨라지면서 여름철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가 증식하기 어려워 규조류와 녹조류가 함께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게 된 것이라고 환경부는 분석했다. 물속에서 특정 조류 군집의 독점이 줄어들고 다양한 군집이 함께 나타나는 것은 물속 생태계 건강성이 향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보 개방이 없거나 개방 폭이 작았던 낙동강의 경우는 남조류의 점유율이 80.5%에서 83.7%로 증가했고 규조류, 녹조류 등의 점유율은 각각 0.7%포인트, 2.3%포인트 낮아졌다.
금강·영산강의 보 상·하류 6지점에서 관측된 조류군집의 2018∼2020년 변화 추이에서도 남조류 점유율 감소 및 규조류의 비중이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보 개방 후 나타난 변화가 단순히 보 대표지점에서만 관측되는 국지적인 특징이 아니라 보 상·하류에 걸쳐 나타나는 광역적 현상이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정의석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모니터링팀장은 "이번 조사·분석 결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속 생태계의 건강성도 보 개방 이후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향후 보 개방 확대와 정밀한 관측을 지속 추진해 더 많은 구간에서 이 같은 변화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