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의 외국어고등학교(외고)가 신입생 입시전형을 대면 면접에서 비대면으로 바꾸거나 아예 취소하는 대신 서류, 추첨 방식으로 갑자기 변경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에 빠졌다.
10일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30개 외고는 올해 정원 내 기준 5837명을 모집한다. 이들 학교 모두 2단계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영어 내신 160점에 출결 감점을 적용해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이나 서류 점수 40점을 합산해 총점 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그러나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시적으로 신입생 변경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6일 전국 거리두기 강화 조치와 맞물린 교육부 권고에 따라 2단계 ‘대면 면접’을 시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일부 지역 외고는 최근 대면 면접을 비대면으로 바꾸거나 서류 전형으로 변경했다.
경기와 인천지역 외고들은 최근 이틀간 이러한 사항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이에 경기외고와 안양외고, 과천외고는 대면 면접을 비대면으로 바꿨다. 나머지 고양외고를 비롯한 △김포외고 △동두천외고 △수원외고 △성남외고는 애초 2단계 면접을 서류 심사로 대체한다.
인천 지역의 미추홀외고와 인천외고도 면접을 취소하고 학교생활기록부와 입학원서 등 서류전형만으로 최종 선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외고의 급작스러운 입학전형 변경에 면접을 준비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내 외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던 학부모 A 씨는 “학생부에서 미진한 부분을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만회하려고 했는데 기회가 없어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면접을 서류로 대체하는 학교는 추첨까지 병행해 선발하는 부분도 고민거리다. 외고는 점수 등 석차가 아닌 5개 등급(A~E)으로 구분해 절대평가로 학생을 선발한다. 애초 동점자는 면접으로 가리려 했으나 이번에는 동점자를 추첨으로 뽑을 방침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추첨은 실력보다는 운으로 결정되므로 탈락자들의 불만이 클 것”이라며 “비대면 면접을 활용해서라도 면접을 진행하는 것이 형평성과 공정성 차원에서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지역 외고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도 전형 일정을 그대로 유지한다. 대원외고를 비롯해 △대일외고 △한영외고 △명덕외고 △이화외고 △서울외고 6개교는 계획대로 대면 면접을 실시한다. 3단계로 강화될 경우 비대면 면접을 실시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거리두기를 좀 더 강화해서 면접자와 면접관 사이 3~4m 정도의 안전거리를 확보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내용을 서울 지역 외고 학교장들과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