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일부 학교에서 '시험벨'로 인해 크고 작은 소동이 잇달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불이익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지만 교육 당국은 현장에서 조처가 이뤄진 만큼 추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3일 서울 강동구 한영고에서는 4교시 탐구영역 시험을 앞두고 시작종이 울리지 않아 시험이 3분 늦게 시작됐다.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방송 오류에 대해 사과하고 두 번째 선택과목 시험부터 추가시간을 3분씩 조정해 무사히 시험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에서도 4교시 탐구영역 첫 번째 선택과목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예정보다 2~3분 일찍 울렸다. 감독관들은 시험지를 회수했다가 오류를 인지해 다시 시험지를 나눠주고 2분의 추가 시간을 부여했다.
이들 학교의 타종 사고는 모두 4교시 탐구과목 시험 도중 발생했다. 한영고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 A 군은 “탐구과목은 30분 동안 20문항을 풀기 때문에 2~3분이면 전체 시험 시간의 10분의 1이다”며 “이 정도면 문제 1~2개를 더 풀 수 있는 시간인데 한 문제를 틀리면 등급이 바뀌는 과목이라 피해가 더욱 크다”고 호소했다.
이들 학교는 자동 타종 시스템을 활용했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되는 학교 중 상당수는 방송 담당자가 시간에 맞춰 직접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종을 울린다.
수능과 관련해 타종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만큼 시험벨 오작동 문제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의 시스템이 다른데 일일이 (타종 방식을) 규정할 수 없다“며 “타종에 대한 문제는 각 교육청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에 따른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로써는 해당 시험실에서 시험을 친 학생들에 대한 추가 조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시험장 본부에서 착오로 종료령을 일찍 울린 것으로 파악했다"며 "해당 학교에 주의를 줬고 관련인 조사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수능은 이미 끝난 상황이어기 때문에 추가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수능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은 지난해(344건)보다 67건 많은 411건이 접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