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비자금 저수지'인 트러스트올 설립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이는 트러스트올의 실소유주가 김 대표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34부(재판장 허선아 부장판사)는 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 이모 이사(2대 주주), 윤모 이사 등 5명에 대한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모 전 STX건설 대표는 트러스트올 설립 배경에 대해 "김 대표가 회사 사업자를 하나 내야 하는데, 사무실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공간을 주면 그곳으로 사업자를 낸다고 해서 그렇게 해줬다"고 말했다.
트러스트올은 옵티머스가 펀드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수천억 원이 거쳐 간 도관 회사다. 이 회사 대표는 이 이사가 맡고 있으며 등기부상 주소는 STX건설과 같다. 검찰 조사 결과 옵티머스는 STX건설의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를 이용해 펀드를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박 전 대표는 트러스트올 설립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STX건설 인수자금 40억 원은 지인에게 빌린 돈 등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코리아리츠를 통해 STX건설을 인수했다.
박 전 대표는 옵티머스의 '사기 아이템'이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대해서도 "양도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옵티머스에서 발견된 STX 발급 채권 양수도 계약서는 230여 건에 달하는데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서류에 도장이 낯익지 않아 확인했는데 상이했다"며 양수도 계약서에 날인된 도장이 위조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230여 건의 채권양수도 계약서 총액이 1조4000억 원 정도 되지 않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당시 STX건설 총 매출채권은) 2000억 원에서 3000억 원 사이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