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사업을 비메모리 부문 주력 사업으로 강조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 제재 국면에서 업계 1위인 일본 소니와 차이를 최대한 좁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지센서 활용 범위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혁신사업 분야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도 이유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열린 삼성 인베스터스 포럼 중 시스템LSI 사업부 관련 발표는 전적으로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위주로 진행됐다.
발표를 맡은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약 30분 가까운 발표 분량을 주력 제품인 ‘아이소셀’ 제품과 기술 소개, 비전 제시에 할당했다.
박 부사장은 ‘More Pixel, more camera, better life’라는 표어를 제시하며 이미지센서 시장 전망을 소개했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는 올해 22조 원 규모에서 2024년 29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부사장은 해당 수치를 언급하면서 “이보다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스마트폰 구매 시 카메라를 주요 선택 기준으로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대당 카메라 개수가 해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저가용 스마트폰에도 듀얼 카메라가 탑재되는 건 예사고, 트리플·쿼드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폰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에 발맞춰 지난 몇 년간 고화질 이미지센서 라인업을 늘리는 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2018년 4800만 픽셀 수준이었던 제품 최대 화소 수는 지난해 1억800만까지 늘었다. 올해엔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중 최초로 0.7μm(마이크로미터) 픽셀 사양 제품을 내놓으며 고화질은 물론, 초소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박 부사장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이미지센서 시장이 다소 위축됐던 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4800만 화소 이상 고화질 이미지센서 시장을 보면, 3분기에만 125%가량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소셀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균형 있는 고객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라며 “우리는 지금 매우 바쁘다(We are very busy now)”라고 강조했다.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사업부 장점으로 언급한 건 화웨이 제재로 인한 이미지센서 시장 재편 판도와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를 주 고객사로 둔 경쟁사 소니는 미국 정부 제재 이후 올해 이미지센서 영업이익 전망치를 40% 낮게 조정하는 등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전자의 샤오미와 비보 등 기존 중국 거래선 물량이 늘어나는 데 따른 수혜를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이 21.7%로 상승하면서, 소니(42.5%)와의 격차를 줄여가는 양상이다.
한편 이번 인베스터스 포럼에선 ToF(Time of Flight), DVS(Dynamic Vision Sensing), SWIR(Short Wave Infrared) 등 이미지센서용 신기술도 대거 소개됐다. 물체를 카메라가 스스로 감지하고, 분류까지 가능하게 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업종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기술들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투자자 포럼에서 시스템 반도체 관련된 발표 내용은 카메라 이미지 센서 경쟁력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