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0개국 중 한국 원화의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 상승률은 1위를,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상승률은 2위를 기록했다. 실효환율은 1년반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질실효환율보다 명목실효환율 오름폭이 더 커 명목과 실질 실효환율간 격차는 3개월만에 확대됐다.
보수단체들의 8·15 광복절 집회로 확산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세가 소위 K방역 성과로 안정을 되찾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10월12일부터는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기도 했었다.
전월대비 상승률로는 세계 60개국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멕시코는 1.54%(0.97p) 오르는데 그쳤다. 이어 남아공(1.53%·0.77p), 대만(1.18%·1.42p), 중국(1.00%·1.17p) 순이었다.
실질실효환율도 1.85%(1.96포인트) 오른 107.92로 2019년 4월(110.13) 이후 가장 높았다. 전월대비 상승률 기준으로는 멕시코(2.11%·1.61p)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만(1.54%·1.66p)과 남아공(1.42%·0.97p)이 뒤를 이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 100 기준)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BIS는 지난해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 기존 61개국 중 베네주엘라를 뺀 60개국으로 집계 중이다.
이는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절상)한 때문이다. 실제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2.9%(34.12원) 하락한 1144.68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2월(-3.4%·-40.18원) 이래 3년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명목실효환율과 실질실효환율간 격차는 6.38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17년6개월만에 최대치를 보였던 7월(6.53p)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화환율 자체가 워낙 강세를 보이면서 실질이든 명목이든 실효환율 상승폭이 컸다”며 “신흥국 통화들도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원화가 상대적으로 유독 더 강했다. 방역이 성공적이었던 상황이다 보니 이를 반영한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