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ㆍ화이자로 뜬 ‘RNA’ 백신ㆍ치료제, 국내에선 어디까지?

입력 2020-11-25 16:42 수정 2020-11-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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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ㆍ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을 잇달아 전하자 이들의 백신 개발 기술인 ‘RNA(리보핵산)’에 관심이 쏠린다.

RNA는 DNA가 지닌 정보를 복사해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핵산이다. RNA 기반 치료제와 백신은 RNA를 환자 세포에 직접 투여해 특정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단백질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치료하거나, 감염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RNA 백신의 경우 국내는 물론 다국적 제약사에서도 상품화한 적이 없고, RNA 치료제는 2016년 아이오니스가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스핀라자’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음으로써 최초의 RNA 치료제 시장을 열었다.

미국의 경제 종합 미디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RNA 치료제 및 백신의 시장규모는 올해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3300억 원)에서 2026년까지 연평균 8.7% 이상 성장해 21억 20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RNA 기반 백신이 상용화하면 시장규모는 더욱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에서도 RNA 백신과 치료제 생산에 뛰어드는 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자회사 VGXI을 통해 2018년 미국 휴스턴 매소디스트 병원 연구소에서 mRNA 백신 및 RNA 치료제 생산의 핵심기술과 mRNA 백신 설계 및 연구기술을 이전 받았다. 진원생명과학은 위탁생산 시설인 VGXI를 통해 RNA 치료제와 백신 CMO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진원생명과학 측 관계자는 “RNA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대규모 위탁생산을 위해 공정개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DNA 백신에 대한 IND(임상시험 계획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진원생명과학은 이와 별개로 RNA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진원생명과학은 현재 매소디스트 병원 연구소와 손잡고 코로나19 RNA 백신을 연구 중이다.

코로나19 관련은 아니지만, RNA를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도 있다. 올릭스는 RNA 간섭 기술을 바탕으로 흉터의 생성 기전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흉터 생성을 억제하는 신약 OLX101A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FDA에서 OLX101A에 대한 임상 2상 IND 승인을 받았다. 올리패스 역시 독자적 RNA 치료제 개발 플랫폼 ‘OPNA(올리패스 PNA)’을 활용한 비마약성 진통제 ‘OLP-1002’에 대한 임상시험을 영국과 호주에서 진행 중이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CDMO(위탁개발생산)사업을 우선 진출한 뒤 추후 RNA 백신과 치료제 개발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팜은 이달 mRNA 사업개발실을 신설하고, mRNA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제와 백신 신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사업 진출은 급성장하는 mRNA 치료제 및 백신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에스티팜은 지난 10월 mRNA를 합성할 때 필요한 분자의 안정화 핵심기술인 5’-캡핑(Five Prime Capping) RNA 합성법의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국제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mRNA 기반 기술의 연구와 생산을 위해 반월공장에 신규 장비와 설비 구축을 마친 뒤 대량생산에 필요한 자체 효소의 생산 기술도 확보했다. 현재 에스티팜은 임상용 원료만 공급하고 있다.

에스티팜 측은 “mRNA CDMO로 사업 확장을 우선 추진하고, 신약개발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만큼 추후 mRNA를 이용한 항바이러스 및 항암면역치료제 분야의 자체신약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약개발 전문가인 배진건 이노큐어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은 RNA 백신과 치료제 개발 활성화를 위해 우리만의 기술로 관련 특허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부사장은 “우리나라가 RNA 백신과 치료제 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자체 개발이 중요하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모두 RNA 백신을 만들었는데 각각 -70℃ㆍ-20℃ 보관 등 조건이 다른 이유는 특허 기술의 차이다. 모더나는 오래 연구한 RNA 기술로 자체 개발했기 때문에 유통 조건이 좀더 수월하고, 화이자는 기술을 이전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며 “앞서 RNA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 업체들의 특허 장벽을 넘을 수 있도록 우리만의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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