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15~54세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전년 동기보다 20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만혼과 저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될 계기가 줄어든 데 더해 결혼·임신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도 줄어서다.
통계청은 24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부가항목) 경력단절여성 현황’에서 올해 상반기(4월 기준) 경력단절여성이 15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9만3000명(11.4%)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혼여성이 26만6000명(3.0%) 줄긴 했지만 비취업여성이 5만4000명(1.6%) 늘었다는 점에서 기혼여성 감소를 경력단절여성 감소의 원인으로 특정하긴 어렵다.
사유별로 보면 결혼과 임신·출산을 사유로 한 경력단절이 17만1000명 감소했다. 전체 경력단절여성 감소분 대부분이다. 이는 기혼여성들이 결혼·출산을 과정에서 일을 그만두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경력단절 감소 사유를 크게 취업여성의 실업 감소와 기존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증가로 봤을 때, 후자는 현실성이 떨어져서다. 3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점에서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과거에 경력단절여성으로 유입됐을 사람이 유입되지 않은 이유가 크다”며 “경력단절이 되려면 결혼을 많이 하거나, 출산을 많이 해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기혼여성과 출산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기혼여성들의 취업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일·가정 양립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력단절 사유 감소와 결혼·출산 후 취업 상태 유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편, 15~54세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 비중은 17.6%로 전년 동기보다 1.6%포인트(P) 하락했다.
연령대별 경령단절여성은 30대가 69만5000명(46.1%)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58만 명, 38.5%), 50~54세(13만4000명, 8.9%), 15~29세(9만7000명, 6.4%)가 뒤를 이었다.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연령계층은 30대로 28.4%를 차지했으며, 50~54세는 6.5%로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