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구의 월평균 실주거비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로 전환됐다.
23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8만42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상승했다. 이는 자가·전세 가구를 포함해 산출한 평균치로, 실제 월세 가구의 주거비 지출은 이보다 훨씬 많다. 가구당 실제주거비 지출은 1분기 8.0% 하락했으나, 2분기 1.8%로 하락 폭이 축소되고 3분기엔 상승으로 전환됐다.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세와 기타의제주거비의 합계다. 단 기타의제주거비는 무상주택, 영구임대, 사택 거주자가 유사한 시설을 빌릴 때 내야 하는 비용으로 실제거주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따라서 실제주거비 지출의 상당 부분은 월세 지출이다.
소득 분위별로 1분위(하위 20%)와 2분위에서 각각 9만5500원, 9만6400원으로 집계됐다. 1분위의 경우, 월세 가구의 비중도 전년 동월보다 확대됐다. 3~5분위에선 월세 거주자가 적어 실제주거비 평균값도 상대적으로 작았다. 3분위는 7만5600원, 4분위는 6만9600원이었으며, 5분위(상위 20%)는 8만4100원이었다. 5분위의 실제거주비가 3~4분위보다 높은 건 고소득층 일부가 재산 보유에 대한 부담으로 초고가 월세주택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세물량 감소에 따른 월세 가구 증가와 반전세 전환 등에 따른 월세 상승이 실제주거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월세 자체가 오르는 추세다. 통계청이 공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 중 월세 품목의 상승률은 올해 3월까지 마이너스였다가 4~5월 보합, 6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됐다. 6월 0.1%에서 10월 0.3%로 상승 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소비지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저소득층의 처분가능소득이 늘기 어려워서다.
통계청은 지난해 하반기 발표한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본 가구의 주거비 추이’ 보고서에서 “저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주거비의 부담이 크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여타 소비지출 및 소비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