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요기요의 생필품 배달 서비스 ‘요마트’가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대부분의 편의점들이 요기요 배달 서비스에 입점해 있는 점을 감안할때 편의점과 배달앱 간 갈등과 경쟁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23일 딜리버리코리아히어로에 따르면 요기요는 '요마트' 사업 대상 지역을 서울 영등포구와 송파구, 관악구로 확대, 19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9월 서울 강남구에 테스트 형식으로 도입한 후 2개월 만에 서울 4개구로 사업을 확대한 것. 요마트 간편요리를 비롯해 과일·샐러드, 과자, 라면 등 생필품을 빠르게 배달하는 서비스로 사실상 배달하는 편의점으로 불린다.
요기요는 ‘요마트’ 오픈 기념을 기념해 5000원 이상 주문시 배달비를 무료 서비스하고, 클로저 데일리 마스크 대형 화이트와 오예스 360g, 하림 핫스파이스윙 200g 등 100대 아이템을 선정해 초특가 할인에 나선다.
이에 앞서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1월 상품을 직접 대량으로 구매해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B마트’를 론칭했다. 현재 B마트는 서울 경기 권역을 중심으로 30여 곳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으로 주문 후 30분~1시간 정도면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배달 서비스에 힘을 주는 편의점으로서는 ‘B마트’와 ‘요마트’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갈수록 몸집을 키우는 형국이다. 작년 편의점들이 배달 서비스 론칭을 저울질할 때 배민과 요기요 입점을 염두에 뒀지만, 배민이 직접 생필품 배달 서비스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각 편의점들은 요기요로 눈을 돌렸다.
B마트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편의점 파이를 뺏고 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배민이 상품을 대량 직매입해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B마트’ 서비스에 나선 작년 11월부터 개시 후 약 10개월 간 매출 증가율은 96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편의점의 배달 서비스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편의점 업체의 배달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한 편의점의 경우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가 작년 11월 582곳에서 올해 8월 942곳까지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평균 주문액은 48% 줄었고 평균 주문 건수 역시 3.3건에서 1.5건으로 줄었다.
문제는 배민 대신 요기요로 눈을 돌린 편의점들이 ‘요마트’ 론칭으로 요기요와 직접 충돌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이미 GS25를 비롯해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이 요기에요 입점해 있는 데다, GS25가 도입한 일반인 배달서비스 ‘우딜’이나 ‘엠지플레잉’과 손잡고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에 나선 CU 역시 배달 주문은 ‘요기요’에서만 가능하다.
요기요 내에서 유사한 사업으로 직접 경쟁하게 되면서 편의점의 불만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편의점업계는 배달 주문앱이 편의점의 주문 매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느 지역 편의점에서 어떤 상품의 주문 배송이 많은지 속속 들여다볼 수 있어, 물류창고 거점과 상품 구색 등을 배달앱이 별다른 진입장벽 없이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편의점 관계자는 “주문 플랫폼에 입점해서 유료 광고도 내는 점주도 있는 가운데 배신당한 느낌이 크다”면서 “편의점의 배달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활용해 요마트 물류센터 등도 꾸릴 수 있는 만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요기요 측은 “편의점 측 주장하는 것과 달리 취급하는 품목이 차이가 있어 경쟁자가 아니다”면서 “매출 데이터도 한정적이라 카드사처럼 다양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새벽배송 전문 업체인 마켓컬리도 ‘컬리 주말 마트관’을 열고 주방세제, 섬유유연제, 시리얼, 인스턴트커피, 식용유, 봉지라면·컵라면, 튀김가루·부침가루, 레토르트 카레, 탄산음료, 고추장, 참기름 등 일상적으로 먹고 쓰는 다양한 생활필수품을 판매하며 '골목상권 파이'를 넘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GS25는 카카오톡과 심부름앱 김집사로, CU는 네이버를 비롯해 최근 위메프오에도 입점해 주문 채널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거대 배달앱에 맞대응할만한 경쟁력이 있을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