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요 호황에 따라 하반기 들어 공장을 ‘풀(full) 가동’하며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기판솔루션 부문도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유휴라인을 효율화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대폭 증가했다.
4분기와 내년까지 업황 호조가 점쳐짐에 따라 이 같은 기조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삼성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MLCC 사업이 포함된 컴포넌트 솔루션 사업부 3분기 공장 가동률은 90%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69%)에 비하면 21%포인트 증가했고, 상반기(86%)와 비교해도 소폭 오른 수치다.
MLCC 사업만 떼어놓고 보면 완전가동 수준이다. 메리츠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기 3분기 MLCC 가동률을 95% 수준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MLCC 산업이 하락기에 진입하면서 가동률이 70% 수준 저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약 25%포인트 차이다.
이는 올해 하반기 들어 주요 스마트폰 거래처들이 신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소형, 고용량 등 고사양 MLCC 주문이 쇄도한 영향이다. 기존 4G LTE 스마트폰보다 MLCC 탑재량이 월등히 많은 5G 스마트폰 모델이 증가한 것도 수요 증가로 직결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적자가 누적됐던 기판솔루션 부문도 효율화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되며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2018년 60%, 지난해 55% 수준에 그쳤던 가동률은 올해 3분기 71%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PLP(패널레벨패키지) 사업을 삼성전자에 양도하고, 적자 폭이 컸던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생산라인을 정리한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하반기 부산에 있던 HDI 생산 설비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같은 해 말 스마트폰 HDI 생산량의 80%를 맡았던 중국 쿤샨법인을 정리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기판솔루션 부문 생산능력(CAPA)은 2배 넘게 축소됐다.
비수익 사업과 유휴 설비를 정리하면서 기판솔루션 부문은 3분기 47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136억 원)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서만 350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이 나온 셈이다.
4분기와 내년까지 삼성전기는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물량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5G 확대와 전장 수요 증가로 MLCC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점쳐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중점을 두던 모바일 MLCC 외에 전장 부문에서도 급격히 속도를 내며 이 부분 매출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판솔루션 부문도 반도체 기판 소재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정착하며 고부가 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전통적인 재고 조정 시즌이지만, 아이폰12 출시 지연효과로 MLCC와 기판 솔루션 실적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4분기 MLCC (공장) 풀가동에도 불구하고 재고일수는 33일로 적정재고 45일을 여전히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