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은 타이어 업계가 3분기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타이어 수요 회복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올해 3분기 224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8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이는 애초에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영업익을 예상한 시장전망치를 크게 웃돈 실적이다.
한국타이어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교체용 타이어(RE) 판매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줬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한국’과 합리적인 소비자를 겨냥한 ‘라우펜’ 등 다양한 제품군을 동시에 운영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수요 회복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성비’를 선호하는 고객을 공략한 점이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 판매가 모두 증가한 중국 시장에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가 전년 대비 8.9%P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금호타이어도 3분기에 전년 대비 176% 늘어난 439억 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59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2분기에 10분기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금호타이어는 여름을 기점으로 내수 판매가 늘고,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증가하며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18인치 이상 제품의 판매 비중이 33.4%로 전년보다 1.7%P 상승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체코 스코다를 비롯한 완성차 회사에서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계약을 따내고, 3월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시작하며 임직원들이 비용 절감에 동참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넥센타이어도 3분기에 57억 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넥센타이어는 2분기에 2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한 바 있다.
타이어 업계의 실적 반등에는 수요 회복뿐 아니라 고무 등 원재료 가격의 하락도 큰 몫을 했다. 타이어 생산원가 20~30%를 차지하는 원재료의 2분기 가격은 1분기 대비 20%가량 떨어지며 업계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업계는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겨울용 타이어 수요가 높아지는 4분기는 타이어 업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미국이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앞둔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전미철강노조(USW)는 5월에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수입하는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 요청한 바 있다.
이후 타이어 업계는 사별 대응팀(TF)을 꾸려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예의주시해 왔다. 하지만, 자유무역 질서 회복을 강조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관세 부과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고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실적 개선을 거둘 수 있었다”라며 “4분기에도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며 흑자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