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우려가 급격히 커지면서 정부가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철새도래지에서 낚시와 산책 등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이미 인접한 일본에서는 농가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상황이고, 다행히 국내에서는 아직 농가 전파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야생조류에서 AI가 발생한 뒤 가금농가로 전염되지 않았던 적이 없는 만큼 방역당국은 철저한 방역 태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가축질병 방역상황 점검 회의’에서 “해외 발생 및 국내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발생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 AI 발생 위험이 매우 큰 시기”라며 “관계부처·기관, 각 지자체는 최고 수준의 경각심을 갖고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량 바퀴, 신발 등을 통해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낚시와 산책을 위한 철새도래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달라”며 “가금농장과 축산 관계자는 철새도래지와 야산, 소하천을 방문하지 말고, 차량·사람의 농장 출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농장 4단계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서는 올해 겨울 2년 8개월 만에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천안 봉강천, 용인 청미천, 천안 병천천에 이어 14일 경기 이천 복하천 야생조류에서 4번째 H5N8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최초 발생 이후 2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농가 전파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농식품부는 바이러스 차단에 더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강도 높은 방역 체계를 구축했다. 바이러스의 농장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바이러스 검출지역의 격리·소독 △거점소독시설을 통한 차량·사람 소독 △축산차량의 농장 진입 통제·소독까지 3중 차단망을 만들고 전파 가능성을 차단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매일 약 2000여 호의 가금농장에 유선 연락을 통해 의심증상 예찰을 진행하고, 농장 단위 중점 방역 조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며 “약 4500여 호의 전업 가금농장에는 방역수칙에 대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