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연말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를 출시할 전망이다. 기존 미국과 브라질 등 해외에서 판매했던 ODM(제조사개발생산) 상품과는 별개의 신제품이다.
청소기 중 가장 프리미엄 제품 브랜드인 ‘제트’ 라인업에 아직 로봇청소기가 없는 만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기술력이 탑재된 제품이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습식로봇청소기'에 대한 전파인증을 획득했다.
국내에서 전자제품 출시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행정절차를 마치면서 출시 초읽기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파인증 후 출시까지 한두 달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년 반 만에 로봇청소기 신제품 출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파워봇’ 출시 이후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에브리봇 제품 ‘엣지’(EDGE)에 삼성 브랜드만 입혀 파는 ODM 제품 ‘제트봇 몹’을 미국과 브라질에 연이어 출시하며 관련 시장 가능성은 꾸준히 타진해왔다.
그러나 국내에 발매될 제품은 ‘제트봇 몹’과는 관계없는 신제품이다. 이미 해당 제품은 국내에서 에브리봇 상표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습식로봇청소기 신제품은 제트봇 몹과는 별개의 상품”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개발과 설계, 디자인을 맡고 생산은 에브리봇이 진행하는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번 신제품은 삼성전자 청소기 라인업 중 ‘제트’에 포함되는 상품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제트 △파워건 △파워스틱 등 세 가지 청소기 제품 라인업 중 제트는 가장 고가 라인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생활가전(CE) 사업부 사장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청소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로봇청소기를 연내 출시할 것"이라며 제트 로봇청소기 출시를 암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20만~30만 원대 가격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웠던 ODM 제품과는 달리 신제품엔 집 구조와 지물을 파악하는 AI, 다른 가전과 연동할 수 있는 IoT 등 삼성전자 자체 신기술이 대거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출시하면, 로봇청소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내 위생을 챙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대형 가전업체들은 물론 중견업체까지 시장 내 플레이어들이 급속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좌식문화권 특성상 물걸레질과 먼지 흡입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LG전자도 8월 물걸레 로봇청소기 ‘LG 코드제로 M9 씽큐’를 내놓으며 적극적인 시장 대응에 나섰다. 70만 장의 사물 이미지를 사전에 학습해 집 구조를 스스로 파악하는 AI 기술 등 각종 첨단 기술이 특징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