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돌아온 엄마' 장미란 스타벅스 자양이마트점 부점장 "육아경험이 고객응대에 장점이 됐어요"

입력 2020-11-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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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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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고리즘'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맘(mom)과 알고리즘(Algorithm)의 합성어로 여성의 생애주기별로 육아가 반복되며 평생 육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의 현실을 표현한 말이다.

경력단절여성(경단녀)가 생겨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맘고리즘을 벗어나지 못해 결국 직장을 퇴사해 직장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은 지난해 국내에서 170만명(통계청)이다. 이는 전체 기혼 여성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14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고용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66.2%)을 밑도는 55.2%에 그친다.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맘고리즘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힘을 쏟는 곳이 늘고 있다. '커피 대장' 스타벅스코리아도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2013년부터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협약을 맺고 '리턴맘 바리스타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리턴맘 바리스타'는 주 5일, 하루 4시간씩 정규직 부점장으로 일한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도 정규직으로 상여금,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복리 후생 혜택을 적용받는다. 올해 상반기까지 160명의 리턴맘이 스타벅스로 복귀했다.

리턴맘 바리스타 프로그램을 통해 2017년 복귀한 장미란(40) 자양이마트점 부점장도 '돌아온 엄마'다. 장 부점장은 오히려 육아 경험이 일터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직원에 비해 육아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이 있다"며 "아이 엄마의 세밀함과 공감 능력이 고객 응대에 장점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도 이 길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다른 경단녀들과 마찬가지로 적잖은 마음 고생을 했다.

장 부점장은 육아를 위해 2011년 휴직했다가 이듬해 복귀했으나 결국 2013년 퇴사했다. 퇴사 후 육아에 집중했던 그는 "가정적으론 행복이 커졌지만, 개인적으론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10년간 일하던 일터를 떠나 모든 생활패턴을 육아에 맞춘 새로운 환경이 익숙하지 않았던 탓이다. 장 씨는 "10년간 일하며 쉬어본 적이 없었다"며 "열정을 갖고 하던 일을 멈추니, '나'가 아닌 아이만을 위해 살아가는 기분이 들었고, 산후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던 그 때 리턴맘 프로그램이 기회가 됐다. 같은 직장(스타벅스)에서 근무 중이던 남편이 "회사에서도 너를 찾는다"며 전한 응원 한마디는 우울감에 빠져있던 그를 움직이게 했다. 장 씨는 "3년 정도 육아에 전념하니 생활이 안정됐다"며 "아이에게 '엄마 회사 가도 되겠니'라고 물어보자 '좋다'고 답해 (리턴맘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적응도 순탄하게 진행됐다. 장 씨는 "10년 근무하고 3년을 쉬었기 때문에 복직 당시 많이 긴장했던 게 사실이지만 곧 이전의 경험이 떠오르며 자신감이 생겨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많은 엄마들이 나처럼 맘고리즘을 끊어낼 수 있는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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