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사가 12일 탈석탄을 선언하면서 '석탄 투자 1등' 오명을 뗐다. 앞으로 삼성 금융사들은 석탄산업에 투자를 중단하고 보험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은 탈석탄 정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자·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는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석탄 채굴 및 발전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정책 등을 포함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다음 달부터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물산도 지난달 이사회에서 '탈석탄' 방침을 결정하고 "ESG 경영 선도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한 바가 있다. 그룹은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금융사까지 탈석탄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삼성 금융사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친환경 자산 투자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각 삼성 금융사는 이러한 내용의 ESG 경영 추진 전략을 다음 달 이사회에 보고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삼성 금융사의 탈석탄 선언이 석탄금융 시장에 주는 의미도 크다. 민간 석탄금융 시장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의 '2050 탄소중립' 계획 아래 민간 시장도 발을 맞추면서 국내 저탄소 경제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민간 석탄 투자 중심엔 ‘삼성’이 있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간한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삼성 금융사의 석탄 금융 규모는 15조1302억 원으로 민간 석탄시장의 40%를 차지한다.
삼성화재가 7조7073억 원, 삼성생명이 7조4115억 원을 석탄발전에 금융 지원했다. 이는 최근 12년간 전체 금융기관의 석탄금융 지원액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2위인 KB금융그룹(6조3521억 원)과도 비교해도 2배가 넘는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삼성금융사의 탈석탄 선언이 한국 석탄 금융 시장에 주는 파급력은 상당하다"며 "1, 2위를 차지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탈석탄에 동참하면서 다른 보험사 역시 '탈석탄' 필요성과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삼성그룹의 탈석탄 선언을 보면, 삼성물산에서 시작해 금융사 전반으로 확대됐다"며 "향후 국내 그룹사 역시 중심 계열사를 필두로 탈석탄에 나서면서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