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1.45% 오를 때 아파트 매매가격 0.21% 올라
임대차 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시행 후 3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임대차 보호법 시행 이후 약 3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45% 올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0.21% 올라 전셋값 상승률이 매맷값 상승률의 7배에 달했다.
지난 3개월간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 4구였다. 이 기간 아파트값은 0.0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셋값은 2.13% 올랐다.
지역별로는 강동구(2.28%)의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서 송파구(2.22%)·강남구(2.10%)·서초구(1.93%)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아파트 전용 97.35㎡는 지난달 24일 보증금 16억 원(22층)에 최고가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해당 평형은 7월 10억5000만∼13억 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3개월 사이 최대 5억5000만 원이 올랐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로 전셋값이 비교적 저렴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의 경우 지난달 27일 6억 원(2층)에 신규 거래가 이뤄져 7월(3억5000∼5억 원)보다 최대 2억5000만 원 올랐다.
강남을 제외한 서울 서북·서남·동북권 등 다른 권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 평균에 못 미쳤다.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42%였고, 동북권 1.28%, 서남권 1.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북권에서는 마포구 전셋값이 1.77% 올라 강남권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1삼성래미안 전용 84.94㎡는 1일 전세 보증금 8억8000만 원(13층)에 거래됐다. 7월 14일 보증금 5억6000만 원(14층) 전세 거래와 비교하면 약 3개월 동안 전셋값이 3억2000만 원 오른 것이다. 마포구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은 곳은 성북구(1.72%)와 성동구(1.45%) 등으로 조사됐다.
새 전셋집 수요자들은 전세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애초 정부는 이날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전세 대책 발표를 고려했지만 결국 대책 발표를 미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전세 문제와 관련해 보완할 점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대책을 발표할 수준으로 정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