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이 늘지 않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 자영업자들은 가장 큰 직격탄을 맞는다. 자영업자들의 수익이 떨어지면 이는 다시 내수경기의 발목을 잡는다. 이 때문에 불황의 늪에 빠진 자영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전체 가계소득을 끌어올리고 내수 활성화를 촉진하기 어려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8월 17만2000명 감소에 이어 15만9000명이나 감소했다. 9월 133만2000명은 같은 달 기준으로 약 30년 만인 1991년 9월 이후 가장 적다. 감소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어디로 갈까. 폐업하거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즉 1인 사장님이 된다.
9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우리나라의 약 70%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6만6000명에서 8만1000명으로 늘었다. 절반 정도는 직원을 내보내고 나머지는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정이 어려워서 고용을 못 하게 되면 보통 가족이 투입돼 ‘무급가족종사자’가 늘게 된다. 그러나 9월 무급가족종사자도 6만5000명 줄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아울러 대표적인 자영업인 숙박음식업 취업자도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8월 21만5000명에서 38만2000명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청년, 임시·일용직 등 고용 취약계층과 숙박·음식업 등 취약업종 종사자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이달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연령별로는 50대(-14만 명), 40대(-10만 4000명)에서 비임금근로자 감소세가 컸다. 이들은 주로 가구의 주 소득원, 즉 가장들이다. 이들 자영업자의 폐업은 가구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들이 고용하는 임시·일용직 숫자도 줄고 대부분 고용보험에 가입을 안 해 사회보장도 받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이 폐업 이후 임시·일용직으로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임시·일용직은 4월 78만3000명 감소한 이후 9월 34만4000명으로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미룰 수 없다.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 보험 가입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