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된 조 바이든 당선인이 ‘경제 민족주의(economic nationalism)’를 내세우면서 한국 경제에 기회와 위협이 동시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제통상분야 권위자인 최병일<사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초청해 ‘미국 바이든 당선, 한국 경제 앞날은?’을 주제로 ‘대한상의 경영콘서트’ 온라인 강연을 10일 진행했다.
이날 최병일 교수는 “미국의 제5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 바이든은 대내적으로 ‘메이드 인 올 오브 아메리카(Made in all of America)’의 국민포용정책으로 증세, 연방정부의 공공조달 강화, 자국 내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 탄소세 부과와 환경·노동자 인권을 중시하는 공정무역 등 바이든식 경제 민족주의가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교수는 먼저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정책 변화에 따른 국내 산업영향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뿐 아니라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수입품에 대한‘탄소세’(carbon tax)가 부과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이 벼랑 끝까지 몰릴 수 있다”라면서도“반면 반도체, 배터리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 교수는 자유무역보다 공정무역을 우선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한편 전통적인 동맹국들과 반중국 경제동맹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NAFTA보다 환경·노동기준을 강화한 USMCA(북미자유무역협정)의 확대 가능성도 커진 가운데 기존 가입국인 미국, 멕시코, 캐나다 외에 영국과 일본도 가입할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대미(對美)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미국 주도의 신경제 동맹 참여를 고민해야 할 것이며 이는 동시에 한국 무역정책의 첫 번째 리트머스 차트가 될 것”이라며 “USMCA 가입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도 높은 환경·노동자 권리 보호 기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ㆍ중 관계에 대해선 한국이 그동안 고수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 교수는 “애플 아이폰은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했는데 왜 일자리가 미국에 만들어지지 않고 중국에서 생기냐는 불만과 그동안 대중국 정책이 너무 포용적이었다는 비판으로 인해 미국 내 반중국 정서는 최근 73%에 육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시진핑과 가까운 바이든이 대중국 유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일자리 해결뿐 아니라 산업기술 부흥을 기대하는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하면 눈에 띄는 미·중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대한상의 경영콘서트’는 기업에 필요한 경영전략과 경영트렌드·국제정세 등 전략적 시사점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는 자리다. 2014년 개최 이후 올해 4월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웹 세미나 형식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