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나야 나'…녹십자, 이유 있는 신고가 행진

입력 2020-11-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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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혈장 분획 공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혈장 분획 공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GC녹십자 제공)

녹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겨울철 독감 백신 접종 증가에 따른 최대의 수혜자로 떠올랐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주가는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녹십자를 중심으로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셀, 녹십자랩셀, 녹십자엠에스 등도 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녹십자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최고가인 39만 원 수준에 도달했다. 전일 한때 41만8500원까지 치솟으면서 신고가까지 갈아치웠다. 이는 52주 최저가인 9만7400원보다 4배 높은 수준이다.

녹십자가 신고가를 경신한 건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에 따른 '트윈데믹(두 가지 팬데믹)'으로 전례 없는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196억 원(전년 대비 14.5%)과 영업이익 507억 원(전년 대비 37.1%, 영업이익률 12.1%)을 기록해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걸릴 수 있다는 공포감이 독감 백신 접종 급증으로 이어졌다.

녹십자의 국내 독감백신 매출은 전년 대비 48.6% 증가한 783억 원을 기록했고, 북반구에서의 수요 증가로 올해 하반기 약 320억 원 규모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 4분기가 백신 폐기 물량으로 적자였던 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좋은 내수 독감 백신의 수요 증가로 2020년 연간 주당순이익(EPS)을 83.0% 상향했다”며 “9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중국 허가가 내년 실적에 반영되고, 구조적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연내 개발될 코로나19 백신은 녹십자의 실적 전망을 더 밝게 한다.

녹십자는 지난달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최대 5억 도즈(1회 접종량)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합의를 체결했다.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CEPI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속속 임상 마지막 단계에 돌입하면서 녹집자의 수혜가 점쳐진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코로나19 임상 3상 막바지 단계 돌입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넥신은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져 있고, 진원생명과학도 식약처에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임상시험 승인 신청서 제출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누가 됐든 백신만 개발되면 백신위탁생산(CMO) 사업자인 녹십자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의 완제 의약품 생산 생산량은 최근 완공한 오창 통합 완제관까지 고려해 연간 8억 도즈가 가능하다"며 "위탁 계약 기간 동안 최소 3억 도즈 및 생산 단가 1달러(환율 1150원 적용) 가정 시에 2021년 매출액 기존 추정치 대비 184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평가했다.

녹십자의 실적 상승에 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는 지난달 28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며 52주 최고가 4만2800원을 기록했다.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를 필두로 국내 23개, 해외 16개, 총 39개의 법인 계열회사를 두고 있다.

최근 계열사인 녹십자랩셀이 올 3·4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녹십자셀이 100% 지분 보유 미국 현지법인 노바셀(Novacel Inc.)이 약 420만 달러(한화 50억 원)를 출자해 개발 중인 'MSLN-CAR-T'의 미국 임상시험이 본격화되는 등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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