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은 "매매ㆍ전세 거래지수 부동산 통계 자료를 이날 오후부터 다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공표되지 않았던 19일 자 매매ㆍ전세 거래지수는 이날 바로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매매 거래지수와 전세 거래지수는 시장에서 주택 매매와 전세 계약이 얼마나 활발한지 나타내는 지표다. 낮으면 낮을수록 거래가 위축됐다는 걸 의미한다. 전국 공인중개업체 약 3500곳에 설문 방식으로 조사한다. KB국민은행은 2003년부터 두 지수를 매주 발표했다.
하지만 갑자기 지난주 KB국민은행은 19일 자 조사부터 매매ㆍ전세 거래지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활용해 주택 거래 동향을 파악할 것을 권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매매ㆍ전세 시장동향 지수 중 하나인 매매ㆍ전세 거래지수는 공인중개사 설문조사에 의해 거래가 활발한지 한산한지에 따라 내는 지수로서 정확한 실거래량 통계에 비해 유의성이 낮다고 판단해 9월에 해당 통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10월에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19일 자 지표를 공개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조사 자체는 이어갔다.
매매ㆍ전세 거래지수 공표하지 않기로 한 KB국민은행 방침이 알려지자 시장은 술렁였다. 대안으로 제시된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은 계약과 실거래가 신고 사이에 최장 30일간 시차가 생길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여기에 전세 계약은 확정일자를 받지 않으면 실거래가 신고ㆍ공개 대상에서 빠진다. 그간 매매ㆍ전세 거래지수는 이 같은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했다.
일각에선 주택 시장 상황을 두고 KB국민은행과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 통계가 지속해서 엇갈리는 상황에서 당국 압박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음모론도 제기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당국 압박을 받았다면 왜 다른 통계는 그대로 뒀겠느냐"고 반문했다.
KB국민은행이 이날 재공표한 지난주 통계에선 서울 지역 부동산 거래 절벽이 드러났다. 매매 거래지수와 전세 거래지수 모두 8.6이었다. 전세 거래지수가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2018년 연말 이후 처음이다. 매매 거래지수 역시 6주째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