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도 스마트 바람이 불고 있다. 건강과 생명이란 중요한 가치를 다루는 만큼, 기술은 점점 빠른 속도로 의료 현장에 확산하는 추세다.
아이쿱은 메디컬 ICT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의사와 환자의 편리하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멀티 시스템을 개발한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병원 및 의료기기 산업 박람회'에 대표 후원사로 참석한 아이쿱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으로 선보여 곧 다가올 '스마트 병원' 시대를 보여줬다.
이번 행사에서 아이쿱은 의학 알고리즘 분석 플랫폼 '쿠비안 MD'와 데이터툴 '랩 커넥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아이쿱 부스에서 직접 체험한 쿠비안 MD와 랩 커넥트는 아이쿱의 대표 서비스인 아이쿱클리닉에서 이어지는 깔끔하고 단순한 인터페이스가 눈길을 끌었다. 중요한 정보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적절히 시각화해서 의사는 환자 맞춤형으로 설명하고, 환자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쿠비안 MD는 인공지능(AI)을 활용,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해 진단결과를 예측하는 서비스다. 오랜 시간 축적된 학술 논문 데이터가 아이쿱의 기술력을 통해 환자의 개인 데이터와 만나 해당 환자가 특정 질병에 걸릴 위험이나 암 등이 재발할 위험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쿠비안MD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뇌졸중, 심근경색, 저혈당 위험도를 예측하는 의학 알고리즘이 이미 구축됐으며, △소아 천식 질환 예측 모델 △삼중음성유방암 재발 예측 모델 △응급제왕절개술 예측 모델 등을 개발 중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조재형 아이쿱 대표는 쿠비안 MD를 의료 관계자들을 위한 일종의 '유튜브'라고 표현했다. 알고리즘을 모아둔 라이브러리 형태로, 의사는 물론 학회, 연구자, 제약사 등이 필요한 알고리즘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센터장이기도 한 조 대표는 "환자에게 같은 내용을 설명하더라도 정확한 수치를 보여줄 때와 아닐 때 환자가 받아들이는 정도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우리가 구축한 빅데이터는 병원이 환자를 진료하고 설득해 나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객관적인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쿱은 정보산업진흥원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 기업으로 선정됐다. 개발된 의료 AI 프로그램은 쿠비안엠디 라이브러리에 탑재되며, 지원사업 이후에도 지속해서 연구자들과 의학 알고리즘을 개발해 아이쿱클리닉을 사용하는 많은 의사가 진료실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랩 커넥트는 병원 밖에서 쌓이는 환자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주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병원은 서버 개발을 위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원외 임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의사는 다른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 자료나 검사 결과 등 다양한 데이터를 간단히 불러들여 열람하고 필요한 진단 및 처방을 내릴 수 있다. 환자 역시 일일이 데이터를 들고 다니는 수고를 덜게 된다.
특히 랩 커넥트는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우리 사회에서 스마트 병원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만성질환자도 빠르게 늘어, 이들이 가정에서 매일 체크하는 기록에 대한 집약과 활용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아이쿱은 랩 커넥트를 통해 IoT 센서와 연동되는 '연속혈당측정시스템' 체외 진단분석 서비스와 연결되는 '대장암 보조진단 검사 시스템' 등을 마련했다.
아이쿱이 그리는 스마트 병원은 단순히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관이 아니다. 기술 자체보다는 그것을 제대로 활용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상적인 스마트 병원에서 의료진은 방대한 데이터를 정확히 선별해서 환자에게 전달하고, 환자는 과거보다 효과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된다. 아이쿱은 그 데이터를 적재적소에 빈틈없이 흘려보내주는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다.
조 대표는 "많은 의사들이 감에 의존에서 환자를 교육했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서 지금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면서 "우리는 의사와 환자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가교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