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외화예금이 7개월만에 감소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이 선결제에 나선데다, 기존에 투자한 해외 파생상품 변동성에 행여 있을지 모를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에 대비하기 위한 해외 자금예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은 매수에 나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달러화 약세·원화 강세)이 계속되면서 쌀 때 사자는 심리가 작용해서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34억6000만달러 줄인 675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개인은 3억7000만달러 늘어난 179억2000만달러를 보였다. 개인은 7월(177억1000만달러)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예금은 31억2000만달러 감소한 734억7000만달러를 보였다. 유로화예금도 증권사의 단기 운용자금 인출 등으로 2억9000만달러 감소한 38억6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는 1000만달러 감소한 1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엔화는 1억9000만달러 증가한 49억5000만달러로 2018년 11월(52억7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안화도 1억4000만달러 늘어난 1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9월(16억7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다.
9월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69.5원으로 전월말대비 1.5%(18.3원) 급락했다. 이는 넉달연속 하락세로 작년 12월 1156.4원 이후 최저치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1107.11원을 기록해 전월말보다 1.5%(16.90원) 하락했다. 이 또한 올 1월(1092.94원) 이후 최저치다.
윤경수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이 자금지출을 위해 선결제에 나섰다. 또, 추석 연휴기간 동안 해외 주가 변동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해외파생상품 마진콜에 대비해 미리 해외계좌에 예치한 부분도 컸다”며 “반면 개인은 원·달러 환율이 많이 내렸다고 보고 예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월달 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22억4000만달러 감소한 752억3000만달러를, 외은지점은 8억5000만달러 줄어든 102억2000만달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