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매출액 2746억 원, 영업이익 565억 원을 기록했다고 21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액은 49%, 영업이익은 139% 성장한 규모다.
이에 따라 회사의 올해 누적 매출은 7895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지난해 연 매출(7016억 원)을 3개 분기 만에 뛰어넘었다.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반기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한데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 가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1조8357억 원(약 15억44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미 지난해 실적(3084억 원)의 6배를 넘긴 규모다. 상반기에 4건, 하반기에 8건의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미국의 항암제 개발 전문 제약사 이뮤노메딕스의 수주 확대를 시작으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룬드벡, 아스트라제네카 등 굵직한 제약사들과 잇따라 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소재 제약사가 다수였던 회사의 포트폴리오는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다변화됐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하는 바이오 의약품이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매출 확대가 발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2018년 9월 이뮤노메딕스와 계약한 유방암 신약 '트로델비'는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수주 금액이 300억 원대에서 1800억 원대로 5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트로델비는 2024년 약 14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여보이'와 '옵디보'의 개발사 BMS는 적응증 추가를 통한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 6월 스위스 소재 제약사의 2462억 원 규모 수주가 여보이와 옵디보로 추정된다. 이처럼 고객사가 상업화나 매출 확대를 달성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규모 역시 증가하면서 쾌속 성장의 촉진제가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CMO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임상으로 임상 시료 생산 수요가 늘어났으며, 다국적 제약사들은 현지의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생산지역 다변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선제적인 생산 설비 확충으로 시기적절하게 글로벌 고객사들을 끌어들였다. 1·2공장이 풀가동되고 3공장의 가동률도 상승하면서 공장 가동 효율성이 극대화, 직접적인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의 조기 증설을 결정했다. 4공장은 바이오의약품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25만6000ℓ로 건설된다.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ℓ의 생산 기지를 확보, 전 세계 CMO 시장의 약 30%를 점유한다.
4공장 증설은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4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CMO를 넘어 위탁연구(CRO), 위탁개발(CDO)까지 종합적으로 연결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초대형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를 마련한 인천 송도에 제2단지와 오픈 이노베이션 연구ㆍ개발(R&D) 센터를 건립해 CMO 분야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할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미국 최대 바이오클러스터 샌프란시스코에 CDO 연구소를 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