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으나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조달 규모가 계획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유상증자를 위한 1차 발행가액을 2610원으로 전날 확정했다. 이는 앞서 공시한 예상 발행가액 2970원보다 약 12% 낮은 수준이다.
이에 조달 자금 총액도 891억 원에서 783억 원으로 1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에어부산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리스료 및 정비료, 유류비 등 항공운영비, 인건비와 같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유상증자를 추진한 진에어,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도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조달 자금액이 줄어든 바 있다.
진에어는 애초 1092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1050억 원으로 소폭 축소됐다. 지난달 확정한 1차 발행가액이 7000원으로 앞선 예상 발행가액 7280원보다 낮아진 영향이다.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 재도전 목표액을 720억 원으로 잡았으나 1차 발행가액이 예상보다 떨어지면서 목표액이 669억 원으로 50억 원가량 줄었다.
8월 유상증자를 진행한 제주항공 역시 조달 자금이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로 약 1506억 원을 조달했다. 이는 계획한 1700억 원보다 약 200억 원 줄어든 규모다. 신주 발행가액이 1만2400원으로 5월 유상증자를 결정할 당시 예상 발행가액 1만4000원보다 11.4% 떨어진 탓이다.
신주 발행가액은 통상적으로 산정 기간의 주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코로나19 여파와 부진한 실적 등으로 LCC들의 주가는 대부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LCC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화물 운송, 관광비행, 구조조정 등 여러 방안을 도입 중이다. 진에어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화물 운송을 추진한다. 여객기 객실에 화물을 싣거나 아예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기로 했다. 에어부산, 제주항공은 '목적지 없는' 관광 비행을 진행한다.
이들이 기존에 하지 않았던 사업에 나서면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3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CC들의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에 제주항공 678억 원, 진에어 505억 원, 티웨이항공 479억 원의 영업적자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