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 발행 연구에 기술기업 참여 중요” 강조
각국 중앙은행, 페이스북 리브라 발표 이후 CBDC 연구 열 올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중국 인민은행을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CBDC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연준은 늦더라도 제대로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 “최초로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대로 한다는 것은 우리가 CBDC의 잠재적 이익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험까지 살펴본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아직 CBDC 발행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 주제는 ‘초국경 결제와 디지털 통화’였다.
파월 의장은 “CBDC의 잠재적 이익은 국제 금융 거래가 더 빠르고 저렴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사이버 공격과 위조, 사기,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등은 잠재적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또 “달러가 신뢰할 만한 규정과 강력하고 투명한 기관, 뿌리 깊은 미국 금융시장 등에 기반을 둬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처럼 CBDC도 건전하고 효율적인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현재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손잡고 CBDC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파월 의장은 CBDC 발행을 연구하는 과정에 기술기업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초국경 결제 시스템의 필요성을 보이는 한편 사이버안보와 개인정보 보호 등 관련 의제에 집중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디지털 화폐 리브라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자체 CBDC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앙은행이 결제 시스템 지배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12일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 5만 명을 선발해 1인당 200위안(약 3만4000원)씩 총 1000만 위안을 지급하는 공개 실험을 진행했다. 지난해 기준 CBDC 연구·개발에 착수한 중앙은행은 80%를 넘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예바 IMF 총재는 이날 총회에서 “자국으로 돈을 보내는 이주 노동자들이 평균 7%의 해외 송금 수수료를 낸다”며 “이는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의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이주 근로자를 위해 지금의 느리고 비싼 송금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