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의 정기국회 입법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에 모여 ‘경제단체 부회장단 간담회’를 열고, 공정경제 3법의 국회 처리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정기국회에 발의된 기업부담법안 등에 대한 경제단체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첫 회의 성격으로, 공동 대응이 필요한 핵심 법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경영계 공동대응 예상 주요 법안은 △상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안 △집단소송법 제정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고용보험법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이다.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유독 기업 활동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경제 및 노동 관련 법안들이 제출됐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정기국회 논의가 임박한 상황이라 경제 단체들이 힘을 모으고, (단체들 사이에)입장차이가 있다면 조율해서 공동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회동을 하게 됐다”며 “이번 논의를 통해 홍보 및 국회 활동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전략을 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부회장은 “입법추진사항을 모니터링해서 핵심 조문을 선택하고 접촉할 의원을 선정해서 정밀하게 대응 설득하자”며 “이 과정에서 경제단체가 동일한 의견이 담긴 자료를 만들어서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각 법안에 대해 현행유지 또는 대안제시 등의 입장을 정하고 경제단체가 동일한 목소리를 내자”고 덧붙였다.
긴급회의에는 경총 김용근 상근부회장, 중기중앙회 서승원 상근부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반원익 상근부회장,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우용 정책부회장, 정만기 산업발전포럼 회장(자동차산업협회회장), 김종선 코스닥협회 전무 등 6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에도 경총은 5개월 만에 긴급 회장단 회의를 개최해 여러 경제단체와 공동대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번 국회에서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 논의를 보류하거나 위기에 있는 경영계 입장을 우선하여 반영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업 부담 법안’으로 공정경제 3법을 비롯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관련 고용보험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대해서도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냈다.
경총은 이들 법안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취합한 종합건의서를 작성해 이달 중 국회에 전달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등에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와 함께 입법 과정에서 첨예한 이슈에 대해서는 경제단체들과 공동대응을 강화한다. 공정경제 3법 등에 대해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 중인 전국경제인연합회나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공동전선을 형성해 실력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경제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전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여당의 ‘정기국회 내 입법’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더 바빠지고 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지난 6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공정경제 3법 처리를 경제 정상화 이후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낙연 대표는 기업을 골탕 먹이기 위한 법안은 아니라면서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견해 차이를 확인했다.
그동안 경제계는 공정경제 3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에 기업 부담을 가중한다며 처리 보류를 요청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