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마트’·‘요마트’ 배달플랫폼 공세에 편의점 '휘청'

입력 2020-10-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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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배달서비스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배달서비스 (세븐일레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은 장마와 태풍까지 덮치며 유동인구가 감소해 편의점업계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배달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며 언택트 사업 강화에 나섰지만 배달플랫폼 업체들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도 만만치 않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의 ‘B마트’에 이어 이번에는 배달플랫폼을 빌려쓰고 있는 ‘요기요’까지 직매입 배달 서비스 ‘요마트’를 론칭해 동네 편의점을 위협하고 있다.

편의점, ‘요기요’ 입점ㆍ도보 배달로 활로 모색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유동인구가 줄자 편의점들은 찾아가는 배달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해왔다.

‘요기요’를 비롯해 ‘김집사’, ‘카카오톡’에 입점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GS25는 8월에는 아예 ‘우딜’이라는 일반인 배달서비스도 론칭했다. 우딜은 일반인들이 ‘우친(우리동네딜리버리친구: 배달자)’으로 참여해 ‘요기요’로 주문된 서울 지역 내 GS25 상품을 주문자에게 배달한다.

GS25는 론칭 당시 서울 지역 내 점포 주문 건을 대상으로 했던 서비스 범위를 8월 말에는 전국 점포로 확장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9월 말까지 일반인 우친은 예상치보다 5배 가량 많은 2만8000명 모집됐다. 최근 일주일(9월 28일~10월 4일)간 우딜 서비스를 통한 배달 건수는 론칭 이후 첫 주보다 6배가량 늘었다.

‘요기요’와 ‘네이버’ 등으로 주문·배달을 제공하는 CU 역시 최근 도보 배달 전문 업체 ‘엠지플레잉’과 손잡고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로 도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업체로 현재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을 대상으로 도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서울 내 1000여 개 CU 점포에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세븐일레븐에 이어 미니스톱도 직영점 중심으로 테스트 운영해오던 ‘요기요’ 배달서비스를 전국 60여 매장에 먼저 도입했고 22일에 150여 개 점포를 추가 오픈한다. 이후 1개월 단위로 참여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다.

‘B마트’ 이어 ‘요마트’ 등장에 편의점 배달 매출 직격탄

편의점 배달 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주문 배달 플랫폼들도 직매입 배달 서비스에 속속 참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배달의민족’은 상품을 직접 대량으로 구매해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B마트’를 론칭했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배달만 하는 편의점인 셈이다. 지난해 편의점들이 ‘요기요’와 배달 서비스에 나서면서 ‘배민’과 손잡기를 주저한 것 역시 이 회사의 직접 진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B마트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배민’이 상품을 대량 직매입해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B마트’ 서비스에 나선 작년 11월부터 개시 후 약 10개월 간 매출 증가율은 96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기존 편의점의 배달 주문 대행을 맡고 있는 요기요도 시장 참여를 선언했다. 지난달 론칭한 ‘요마트’는 ‘B마트’와 유사한 형태로,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을 30분 내에 배달하는 퀵커머스를 제공한다. 현재 서울 강남에서 요마트 1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주문 플랫폼의 직매입 배달 서비스는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편의점 업체의 배달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A 편의점의 경우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가 작년 11월 582곳에서 올해 8월 942곳까지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평균 주문액은 48% 줄었고 평균 주문 건수 역시 3.3건에서 1.5건으로 줄었다.

특히 ‘요기요’에는 GS25와 CU 등 대부분의 편의점이 입점해 있어 ‘요마트’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동일한 주문 플랫폼에서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출점 거리 제한 등 오프라인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말고, 주문 플랫폼의 영역 확대도 막아야 한다”면서 “편의점 파이를 가져가는 것은 곧바로 자영업자인 가맹점주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GS리테일)
(사진제공=GS리테일)

장마ㆍ태풍에 유동인구 줄어...3분기 실적 전망도 ‘글쎄’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편의점 매출증감률은 2.4%를 기록해 7월(3.7%)에 이어 플러스 신장세를 이어갔다. 생활용품(10.7%)와 잡화(7.8%), 담배(5.7%)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즉석식품(-5.6%)과 음료 등 가공식품(0.1%)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코로나19가 강타한 3월(-2.7%)과 4월(-1.9%) 매출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3~6%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족하다. 감염증 확산에 따라 다중 집객 이용 시설인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이 반사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7월부터 이어진 긴 장마와 태풍은 유동 인구 감소로 이어져 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매출을 지탱하는 카테고리가 담배인 것으로 분석돼 수익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올 들어 편의점의 담배 매출ㄹ은 하늘길이 막히며 면세점 수요까지 몰려 4~6%의 성장률을 기록, 지난해 성장률(2~3%대)을 넘어선다. 하지만 담배의 판매 마진은 30~40%대인 과자나 라면, 주류 등에 비해 낮은 9%대에 그친다.

따라서 편의점 업계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유안타증권은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하락한 825억 원, BGF리테일은 16% 뒷걸음질친 543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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