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나흘연속 하락해 1150원대에 안착했다. 20여일만에 최저치다. 장초반엔 갭상승해 출발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부양책논의를 대선 이후로 미루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했었다. 반면, 주식관련 물량과 SK하이닉스의 부채스왑(라이어빌리티스왑) 추정 물량이 쏟아졌다. 이후엔 롱스탑(달러매수 포지션 청산) 물량도 나왔다.
부채스왑이란 해외통화표시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후 이 자금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원화로 바꾸는 작업이다. 즉 스왑시장에서 원화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변동금리인 리보(라이보·Libor) 금리를 받는 통화스왑(CRS) 페이(pay)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통상 CRS금리 상승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나타난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의 협상파기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원·달러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추가 하락하기엔 버거울 것으로 봤다. 당분간 1150원대 중반에서 116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1164.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66.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7.8원으로 전달 18일(10.4원) 이래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64.8/1165.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0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에서 추가 부양책과 관련한 잡음이 생기면서 상승 출발했다. 이후 (하이닉스 추정) 수주물량에 매도세가 강했다. 롱스탑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1150원대 중반 밑으로 가긴 힘들어 보인다. 반면 1160원대 중반까지 오르기도 어려울 것 같다. 저항선이 생기면서 네고와 매도물량이 같이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레인지 안에서 방향성을 탐색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갭업 출발했던 원·달러가 밀렸다. 주식 관련 물량들이 환율을 강하게 밀었다. 이외에는 거래도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협상파기는 분명 악재다. 원·달러도 1150원대 안착은 힘들 것으로 본다. 이번주말 내지 다음주 1160원선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한다. 1160원대 후반까지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9엔(0.09%) 오른 105.73엔을, 유로·달러는 0.0018달러(0.15%) 상승한 1.174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91위안(0.28%) 떨어진 6.7287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1.04포인트(0.89%) 오른 2386.94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60억1200만원어치를 매도해 사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