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은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며 수출과 고용 창출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 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 게임산업 매출액은 14조290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6조5806억 원을 기록한 이후 10년째 꾸준히 상승한 것이다.
10년 뒤 한국 게임의 위상은 장담할 수만은 없다.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의 한국 게임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도전해 오고 있어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의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내 콘텐츠산업을 일으켜 세운 게임 열풍 =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96억1504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전 산업 수출액이 전년 대비 5.4% 증가한 것과 비교해 높은 성장률이다. 이 중 게임산업은 수출은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 중 66.7%에 해당하는 64억1149만 달러를 기록했다. 캐릭터(7억4514만 달러), 지식정보(6억3388만 달러), 음악(5억6424만 달러) 등을 뛰어넘은 수치다.
하지만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세계 게임 시장에서 10년 뒤 강자는 중국이 떠오를 것”이라며 “중국이 개발력과 퍼블리싱에 있어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비해 국내 게임사는 암울할 것”이라며 “한국 게임사들이 현실에 안주한다면 중국의 성장을 막지 못해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게임에 대한 편견과 질병화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10년 뒤에도 촉망받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성공 키워드는 ‘다양화’ = 침체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과 레드오션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콘솔·HTML5 게임 등으로의 다변화, 그리고 e스포츠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콘솔게임 시장 매출은 2018년 5285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게임 매출 중 3.7%에 해당할 정도로 미미하다. 그나마 2017년에 비해 콘솔 게임 시장 매출이 41.5% 성장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재 해외 콘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국내에서야 고성능 PC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온라인·모바일 게임 시장이 활성화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콘솔게임이 온라인·모바일 게임을 넘어선 지 오래다.
콘솔 게임은 TV 등 화면에 연결만 하면 플레이가 가능하다. 고사양 그래픽과 게임성, 스토리 등을 갖추고 있으며 전용 게임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장점이 크다. 고사양 PC 보급이 늦은 외국에서 콘솔게임이 더 익숙한 이유다.
해외 시장의 콘솔 보급화로 인해 국내 게임업체들도 조금씩 콘솔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검은사막’ 콘솔버전 서비스를 출시하며 플랫폼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펍지주식회사 역시 콘솔 버전 출시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첫 콘솔 타이틀 ‘퓨저’를 11월 북미와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 이외에도 넥슨은 ‘카트라이더’, 넷마블은 ‘세븐나이츠’를 콘솔 버전으로 개발해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한다.
위정현 회장은 “콘솔 시장 중심으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존 온라인·모바일 게임사들이 약화하고 콘솔 플랫폼 회사들이 생존하게 될 것”이라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e스포츠와 게임방송 등도 중요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