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아동복지시설이나 청소년 쉼터에서 만기 퇴소해 홀로서기를 하는 아동‧청소년들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전국 지자체 중에선 최초다. 오는 2024년까지 총 203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보호종료 아동, 쉼터 퇴소 청소년을 대상으로 올해 청년매입임대 13가구를 공급한다고 28일 밝혔다. 오는 2024년까지 공급량은 총 203가구가 될 전망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40가구 △2022년 50가구 △2023년 50가구 △2024년 50가구다.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던 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종료 아동이 돼 해당 시설을 나와야 한다. 청소년 쉼터에 입소한 청년들도 만 24세가 되면 퇴소해야 해 주거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2018년 아동자립지원 통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시설에서 퇴소하는 보호종료 아동은 매년 약 2000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중 정부의 주거지원을 받는 경우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실제 정부 주거지원 형태에 입주한 아동은 2017년 551명(17.5%), 2018년 870명(33.4%) 수준이다. 정부가 자립정착금‧자립수당 등으로 일부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어린 나이에 독립생활을 시작하기엔 어려움이 커 대부분이 친구 혹은 친척 집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아동주거 빈곤해소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이들에게 매입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마련했다. 전국 최초다.
신청 대상은 '아동복지법' 제16조에 따른 아동복지시설 퇴소 예정자이거나 퇴소한지 5년이 지나지 않은 무주택자여야 한다. 또 '청소년복지지원법' 제31조에 따른 청소년쉼터 퇴소 예정이거나 퇴소한지 5년 이내인 경우, 쉼터 이용기간이 2년 이상인 18세 이상 미혼 무주택자다.
시는 서류심사 및 무주택 심사 후 입주 적격자가 공급량보다 많으면 전산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임대기간은 최초 2년이지만 2회 재계약이 가능해 총 6년동안 거주할 수 있다. 다만 월평균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의 105%(1인 기준 277만7400원) 이하이고, 영구임대주택의 자산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추가 7회 재계약이 가능하다. 이 경우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임대보증금은 100만 원이다. 임대료는 시세(감정평가액)의 30%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된다.
시는 이날 서울주택도시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청년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할 13명을 모집한다. 입주를 원하는 청년은 주택 공개 기간 동안 입주하고 싶은 주택에 직접 방문한 뒤 입주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은 10월 6~8일이다. 이후 10월 12~16일까지 관련서류를 등기우편으로 제출해야 한다. 11월 27일 입주자를 최종 발표하고, 12월 14일부터 입주할 수 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보호종료 아동과 쉼터 퇴소 청소년에 대한 임대주택 지원은 이른 나이에 준비 없이 자립해야 하는 이들에게 안정된 주거 환경을 제공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정책을 계기로 주거 지원이 절실한 계층을 발굴하고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