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 속에서 30대와 외지인의 매매 거래가 반토막이 났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6880건으로 전 월(1만6002건)의 57%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거래 절벽 속에서 눈에 띄는 건 지방 큰 손들의 매수 위축이다. 지난 7월 3457건으로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지난달 1354건으로 쪼그라들었다. 매수 비중은 21.6%에서 19.7%로 줄었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건 올들어 처음이다.
그간 매수세가 강했던 강남3구에선 송파구가 21.55%→20.8%, 강남구가 25.4%→22.8%로 줄었다. 서초구 역시 26.4%→23.4%로 감소했다.
시장에선 6·17 대책과 7·10 대책 등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다주택 보유자들의 세 부담을 대폭 키운 게 외지인의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시장에 매물 잠김이 심해 주택 매입 자체가 어려워졌고, 지난달 다주택자의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세율을 한꺼번에 오르게 한 '부동산 세금3법'이 국회를 통과한 영향도 크다"며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로 주택 추가 매입에 부담을 느끼는 외지인이 많아진 것으로 보여 매수세는 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30대의 '패닉바잉'(공황 구매)도 일단 수그러들었다. 지난달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2541건으로 7월(5345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12·16 대책과 코로나19로 위축됐다가 지난 6, 7월 패닉바잉을 등에 업고 급격히 살아났다. 30대는 이 기간 서울에선 각각 3601채, 5345채를 사들였다. 그러나 극심한 매물잠김과 코로나19 재확산, 너무 오른 집값 등으로 매수세가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30대는 모든 연령층 중 여전히 매입 1위를 지켰다. 지난달 30대의 매입 비중은 36.9%로 지난해 1월 통계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매수세는 잠시 진정됐지만 청약시장에선 더이상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에 30대의 매수 행렬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