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10시. A씨는 쿠팡이츠를 통해 야식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애플리케이션에는 배달까지 남은 시간이 '23분'이라고 표기됐다. A씨는 '이렇게 빨리…주문 많을 것 같은 날인데 좀 늦겠지'라고 생각하며 샤워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고했던 23분이 흐르자 정확히 현관 벨이 울렸다. 허겁지겁 나가보니 비대면 배송을 통해 문 앞에 음식이 도착해 있었다.
1716만9509명. 지난달 주요 배달 5개 앱(배달의민족ㆍ배달요기요ㆍ쿠팡이츠ㆍ위메프오ㆍ배달통)의 월간 순 이용자 수다. 이는 1년 전(1382만5951명)과 비교하면 24.1% 증가한 수치다. 언택트 문화 확산은 배달 앱 시장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와 위메프의 가세로 배달 앱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후발주자가 추격의 고삐를 죄며 기존 배달 앱의 지위를 위협하는 형국이다. 아직 배달의민족ㆍ요기요ㆍ배달통까지 3개 앱을 운영하며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의 독주 체제가 견고하지만, 월간 이용자수 기준으로 쿠팡이츠가 배달통을 밀어내고 3위에 오르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대규모 배송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커머스가 배달앱을 위협하는 주체다. 특히 이커머스 1위 기업 쿠팡이 지난해 선보인 쿠팡이츠는 배달앱 시장 후발주자의 대장격이다. 쿠팡이츠는 기존 쿠팡이 보유한 AI 기술과 물류 관련 노하우를 접목해 고객의 주문을 최적의 기사에게 1:1로 자동 배차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사 1명이 '1명'은 주문 건수 1건만 처리하기에 빠른 배달이 가능하다. 타 배달앱의 경우 한 명의 기사가 복수의 주문을 처리한다.
회사 관계자는 "빠른 배송을 통해 고객은 따뜻한 음식을 받아볼 수 있고, 음식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쿠팡이츠는 빠르고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치타배달' 배지를 제공한다.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통한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20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안드로이드 OS 기준 지난달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74만8322명을 기록했다.
이는 배달의민족(1066만539명)이나 요기요(531만2477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성장세만큼은 이들을 압도한다는.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수요 폭증 속에 전년 동기 대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이용자 수는 각각 28%, 11% 늘었다. 같은 기간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329% 폭증했다.
위메프가 지난해 선보인 위메프오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메프의 배달ㆍ픽업 서비스 위메프오는 18일부터 ‘공정배달 중개수수료 0%’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위메프오에 입점한 자영업 점주가 서버 비용(주 8800원, VAT 10% 포함)만 부담하면 중개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는다. 민간 배달앱 중개 수수료가 10%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파격 정책으로 평가된다.
별도의 광고비 등 추가 비용도 없다. 또 외부 결제수수료를 제외한 주차별 정산 금액(매출)이 3만 원 이하면 서버 비용도 부과하지 않는다.
점주는 언제든 본인에게 유리한 과금 체계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위메프오는 결제금액의 5%를 중개수수료로 부과하는 ‘중개수수료 5%’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 위메프오 입점 점주는 언제든 주 8800원(월 3만5000원 상당)의 서버비만 부담하면 추가 비용부담 없는 ‘중개수수료 0%’와 기존 별도 비용 없이 결제금액에 따른 수수료만 부담하는 ‘중개수수료 5%’ 가운데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유리한 상품 선택은 위메프오파트너즈(웹/앱) 내 ‘매출관리→매장 수수료 설정’ 메뉴에서 직접 진행할 수 있다.
신청 날짜 기준에서 한 주 뒤인 월요일 0시가 지나면 일괄 적용된다. 예를 들어 20일 오후 11시 59분까지만 신청하면 21일부터 본인이 선택한 수수료 정책을 이용할 수 있다. 이후의 변경도 자유롭다. 수수료 정책 변경 시 동일하게 차주 월요일 0시부터 반영된다.
업계에선 위메프오가 배달통을 곧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위메프오 이용자 수는 17만5414명을 기록하며 배달통(27만2757명)과의 격차를 10만 명 이내로 좁혔다. 지난달 위메프오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8배가량 증가한 반면 배달통 이용자 수는 절반 이상 줄었다.